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유럽서 노란불…"슬롯 양보하나"

유현석 2023. 5.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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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난기류를 만났다.

EU 집행위는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유럽경제권(EEA)과 한국 간 여객과 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EU 경쟁 당국의 SO 발행은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따라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EU는 정해진 절차에 의해 SO를 발부하되 대한항공과의 시정조치 협의 또한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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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난기류를 만났다.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인 유럽연합이(EU)이 합병 시 경쟁 제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 최종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정조치가 들어가야되는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EU가 지적한 노선에 대한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을 양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U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대한항공 측에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중간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s·이하 SO)를 발송했다. EU 집행위는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유럽경제권(EEA)과 한국 간 여객과 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행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EEA와 한국 사이의 여객·화물 운송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합병 시 해당 노선에서 가장 큰 여객·화물 항공사가 되는데, 소비자들의 중요한 대체 항공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승객 및 항공 운송 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행위가 경쟁제한 우려를 밝힌 노선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다. 화물 부분에서는 '한국~유럽전역'이다. 이는 이미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할 당시 지적했던 노선과 같다. 공정위는 유럽지역에서 집행위가 지적한 노선에 더해 튀르키예와 로마까지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원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EU 경쟁 당국의 SO 발행은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따라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EU는 정해진 절차에 의해 SO를 발부하되 대한항공과의 시정조치 협의 또한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SO에 포함된 경쟁 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통보로 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노선에 대한 슬롯을 양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던 슬롯을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최대 주 7회 필요시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 슬롯이 제공되면 외항사가 아닌 국내 항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가 유럽 노선에 대해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유럽의 항공사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띄우고 있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EU의 최종 승인은 오는 8월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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