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폐암 투병' 父 회상 "26살 때 돌아가셔…잘된 모습 못 봤다" (인생84)

(엑스포츠뉴스 이나영 기자)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렸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대학생의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에서 기안84는 한 음대생의 하루를 관찰했다. 

같은 예체능인으로서 음대생 최은유 씨와 기안84는 쉽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래 전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직업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는 은유 씨의 말에 기안84는 "어렸을 때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었는데 만화는 그래도 할 수 있겠더라. 계속 집에서 그렸다"며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 시작하는 거랑, 그냥 만화가가 되야지 하는 거랑은 되게 다르다. 만화가가 되야지, 그래서 뭘 그리지?가 되면 안 된다. 그게 한끗 차이인데 제일 큰 것 같다"며 선배 예체능인으로서 진솔한 조언을 건넸다.

학교에서 할 일을 마친 뒤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은유 씨. 그를 기다리느라 한참을 그저 앉아있던 기안84는 "'관찰84'를 할 때면 중간에 시간 뜰 때가 너무 괴롭다. 이 날도 잠복 수사하는 형사마냥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아르바이트가 끝난 은유 씨와 근처 호프집으로 이동한 기안84는 자신이 대학생일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학교를 오후 여섯 시쯤 갔다. 수업 끝나면 술 먹으러 가서 해 뜰 때까지 먹고, 일어나면 해장하고 또 술 먹었다"고 전했다.

은유 씨의 가장 큰 고민은 아픈 아버지가 있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과 두려움이었다. 과거 한 방송에서 아버지가 폐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셨다고 밝힌 적이 있었던 기안84는 이 말에 크게 공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아부지가 내가 스물 여섯 살 때 돌아가셨다. 아빠랑 원룸에 살았다. 내가 컴퓨터에서 그림을 그리면 아빠 시선에서 바로 걸렸다. 그게 너무 쪽팔린 거다. 그래서 벽에다 여름 이불로 못을 박아서 칸막이를 만들었다"며 아빠가 그림을 보는 게 창피하면서도 아픈 아버지 곁을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내가 잘 된 걸 보고 돌아가셨으면 좀 더 (좋았겠지 싶다). 하지만 이제는 뭐 어쩔 수 없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 = 유튜브 '인생84' 캡처

이나영 기자 mi9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