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인물]'성추행' 의혹 피소 된 '9·11테러' 영웅…줄리아니 前뉴욕시장

한승곤 2023. 5. 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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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 줄리아니 전 미국 뉴욕시장과 함께 근무한 한 여성이 재직 기간 그로부터 성적 행위를 강요받았다며 밀린 임금을 포함해 최소 1천만 달러(134억원) 규모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노엘 던피라는 여성은 최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2019∼2021년 줄리아니 전 시장의 사업개발 책임자 겸 홍보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그로부터 이 같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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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5대 마피아 소탕 '정의로운 검사' 유명세
'9·11 테러' 당시 '미국의 시장'으로 찬사
트럼프 개인 변호사로 변신해 비판 받기도
줄리아니 "가능한 수단 동원할 것" 의혹 부인

루디 줄리아니 전 미국 뉴욕시장과 함께 근무한 한 여성이 재직 기간 그로부터 성적 행위를 강요받았다며 밀린 임금을 포함해 최소 1천만 달러(134억원) 규모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일명 '美 9·11테러 영웅'으로 명망이 두터운 인물이었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노엘 던피라는 여성은 최근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2019∼2021년 줄리아니 전 시장의 사업개발 책임자 겸 홍보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그로부터 이 같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 측은 던피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또 가능한 한 모든 권리구제 및 반소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에 밝혔다.

미국 뉴욕 시장으로 '9·11 테러'를 수습하며 '미국의 시장'으로 명성을 얻던 시절인 2011년의 루돌프 줄리아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인 줄리아니는 199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뉴욕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 자격증을 따 뉴욕주 검사로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다. 1983년까지는 법무부의 검찰 부총장을, 그 이후에는 뉴욕주 연방검사로 활약했다. 당시 뉴욕 5대 마피아 조직을 소탕해 주요 인물들에게 100년 형을 받게 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강력범들을 소환할 때 TV 카메라 앞에 세워, '범죄자 포토라인(perp walk)의 특허권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후에도 월스트리트 큰 손인 이반 부스키, 정크 본드의 왕으로 불리던 마이클 밀켄을 내부자거래로 고발하면서, 이른바 '정의로운 검사'로 이름을 날린다. 유명세에 힘입어 줄리아니는 49살 때인 1993년 뉴욕 시장이 됐다. 시장 취임 후 그는 곧바로 뉴욕 지하철, 거리, 공원, 후미진 빈 골목 등을 샅샅이 뒤져 범죄 우범 지역을 없애기 시작한다.

시민들은 환호했고 '타임'지가 선정한 2001년 '올해 최고의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그 밖에도 그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100대 명사', 피플지 선정 '2001년 주목받은 사람'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 '미디어상'과 레이건 자유상을 수상했으며, 영국에서는 기사 작위를 받고, 2002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 겸 전 뉴욕시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런 그의 이력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 무역 센터에서 일어난 '9·11 테러'와 연관이 있다. 당시 뉴욕시장이었던 그는 테러 현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단합을 강조하며 빠르게 현장을 수습해 '미국의 시장'이란 찬사를 듣기도 했다. 시장 퇴임 후에는 강연과 로펌 설립 등으로 수억달러를 벌었고 2004년과 2008년 두 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며 다시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공화당에 지지 기반이 없던 트럼프에게 줄리아니는 큰 도움이 됐으며, 뉴욕의 정·재계 거물인 두 사람은 가족끼리 골프 모임을 할 정도로 친해졌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경합 주에서 5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그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2021년 1월 미국 환경매체인 트립 라이브는 "미국의 시장이 트럼프만 지키는 암흑의 기사(다크나이트·dark knight)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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