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사 지명자 "北인권유린, 무기와 불가분…김정은, 통제 강화"
한국계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지명자가 17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참석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을 묻는 공개회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명한 터너 지명자는 외교위를 거쳐 상원 본회의 표결 뒤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터너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이 안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 상황이 더 악화하면서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ㆍ유린과 국제안보에 대한 위협 사이의 연관성이 분명해졌다”며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ㆍ유린은 북한 주민에 대한 착취ㆍ학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무기 프로그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이런 학대 정책 아래 너무 오랜 시간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터너 지명자는 또 “코로나19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립된 나라에서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하도록 했다”며 김 위원장을 북한 인권 침해의 당사자로 지목했다. 특사에 임명될 경우 “북한의 인권 침해ㆍ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다른 나라)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며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공개회의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우선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004년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대사급으로 신설된 북한인권특사는 미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 수립과 집행 전반에 관여한다. 하지만 2017년 로버트 킹 전 특사가 퇴임한 이후 6년간 공석이었다.
국무부 민주주의ㆍ인권ㆍ노동국 과장(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을 지낸 터너 지명자는 2017년 국무부의 ‘인권 영웅들(Human Rights Heroes)’ 동영상 제작에 참여해 여성 탈북민 지현아씨와 인터뷰하는 등 그간 북한 인권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입양아 출신인 그는 미국 내 한인 사회와 협력해 한인 이산가족 재회를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이번 청문회에서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터너 지명자 등 5명의 대사 지명자가 참석했으나, 청문회는 1시간도 안 돼 종료됐다. 터너 지명자에 대한 질문은 하나뿐이었다. 이 때문에 “로버트 메넨데즈 위원장을 비롯해 여당(민주당)이 다수인 상원 외교위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낮다”는 풀이가 나온다.
"정찰위성 발사 시 책임 물을 것"
한편 이날 국무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임박 징후와 관련해 "(발사 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체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도구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조처를 해왔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발사체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한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승절'이라 주장하는 오는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후해 정찰위성을 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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