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이 5.18 민주화운동 주인공? 보훈처 홍보물 비판 쇄도

박정훈 2023. 5. 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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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훈처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SNS에 올린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면서 정작 계엄군의 시선이 담긴, 계엄군 중심의 사진을 올리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가 들끓고 있다.

보훈처는 18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과 계엄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이라는 문구를 넣은 게시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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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정신 왜곡 논란... 사진 선택에 의문 제기하며 교체 요구 높아

[박정훈 기자]

 국가보훈처가 SNS에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며 올린 사진
ⓒ 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SNS에 올린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면서 정작 계엄군의 시선이 담긴, 계엄군 중심의 사진을 올리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가 들끓고 있다. 

보훈처는 18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과 계엄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이라는 문구를 넣은 게시물을 올렸다. 

보훈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금남로에서 대치중인 광주 시민들과 계엄군"이라며 "당시 흑백사진을 AI 기술을 활용해 컬러 복원한 사진"이라고 설명을 달아놓았다.

문제는 해당 사진이 계엄군의 시선에서 항쟁하는 광주 시민을 바라보는 구도로 찍혀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사진에서 계엄군의 뒷모습은 크고 선명하게, 멀리 있는 시민들의 모습은 작게 보인다. '오월정신'을 강조하면서, 역설적으로 민주화운동을 진압했던 계엄군의 모습이 더 강조된 사진을 올린 것이다. 

"계엄군이 민주화운동 했냐"

해당 사진은 나경택 전 전남매일신문기자가 찍은 것으로, 5.18 기념재단에서 제공받았다. 5.18 기념재단의 사진 아카이브에는 나경택 전 기자와 이창성 전 중앙일보 기자가 찍은 4000장이 넘는 사진이 있음에도, 왜 굳이 계엄군이 중심이 된 사진을 썼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진 선정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SNS 상으로 사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보훈처 트위터에는 "계엄군이 민주화운동 했냐", "민주주의를 지켜낸 게 학살한 군인이라는 것이냐", "계엄군이 주인공처럼 보인다" 등등의 답글이 달리는 중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이미지로 우리가 봐야 하냐"라며 "이런 사진을 5.18 기념 이미지로 승인하는 장관 후보자(보훈처→보훈부로 승격),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지적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의 앞뒤가 바뀌어야 맞다"라며 "누구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나. 앞에서는 계승을 말하고 뒤에서는 자꾸 관행적인 시선이 튀어나오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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