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직접 퇴고한 尹… '오월 어머니' 챙기며 "헌법정신, 구심체"(종합)
850여자 기념사… 초안부터 퇴고까지 직접 손 봐
'구심체' 언급하며 지난해에 이어 '민주'·'자유'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기념사 초안부터 수차례 퇴고까지 직접 챙긴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선 후보 시절 공약대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메시지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광주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으며 오월 정신은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 정권으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올해는 주요 인사들과 함께 입장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오월의 어머니' 15명을 '민주의 문'에서 직접 맞이한 뒤 동반 입장해 헌화 및 분향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헌법정신과 실천,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지 않으면 오월 정신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올해도 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은 5·18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통합을 넘어 갈등 종식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명박·박근혜정부는 이 노래를 기념식 식순에서 제외하거나 제창이 아닌 합창 형태로 연주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등 3부 요인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중앙부처 장관들, 여·야 국회의원 170여명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60여명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서도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라며 "오월 정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명령하고 있으며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1174자)와 비교해 비교적 짧은 849자의 기념사에서도 민주 13회, 자유 8회를 언급하며 오월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올해는 더 나아가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의 주체와 성격을 두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항거'로 규정했다. 보수진영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윤 대통령이 취임 9일 만에 진보진영의 자산으로 여겨져 온 오월 정신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국민통합의 주춧돌",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하며 국민 통합을 유도했다는 평가를 받아낸 시점이기도 하다.
올해는 '오월의 어머니'들을 강조했다. 이들을 현장에서 직접 맞이한 데 이어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오월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며 "애통한 세월을 감히 헤아릴 수 없겠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는 분들의 용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오월 정신을 상징하는 '광주'에 대한 의미 부여도 빼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것"이라며 "이곳 광주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에 이어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과 국민 통합 외에도 호남의 경제적 번영을 이뤄내겠다는 약속도 꺼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은 자유와 창의, 그리고 혁신을 통해 광주, 호남의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에 의해 완성된다"며 "광주와 호남의 혁신 정신이 AI와 첨단 과학 기술의 고도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제대로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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