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터널의 끝이 보인다…코스피 2500선 회복
美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지역은행 리스크 완화 훈풍
코스피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 초반 2500선을 회복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지역은행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부채한도 이슈가 증시 발목을 잡는 불안요소로 작용해왔으나 타결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이로 인한 증시 하방 압력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3일째 상승…2500선 회복18일 오전 10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9.81포인트(0.39%) 오른 2504.47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2.41포인트(0.29%) 상승한 836.60을 기록했다.
이같은 강세는 전일 미국 증시가 부채한도 협상 타결 가능성, 지역은행 리스크 완화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24%, S&P500지수는 1.19%, 나스닥지수는 1.28% 각각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전일 부채한도 협상 타결에는 실패했으나 백악관과 공화당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한 데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면서 "장 초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협상 타결에 대해 확신한다고 발표하고 케빈 메카시 미 하원 의장도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지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의 예금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금융주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규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들어 예금이 기대했던 20억달러(약 2조6700억원)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총 예금이 494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79%가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의해 보장되고 있다며 상위 50대 은행 중 보장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지난주 이번 분기에 18억달러 증가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2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그동안 문제 됐던 예금 인출이 멈추고 다시 고객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자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주가는 10.19% 올랐다. 이에 힘입어 팩웨스트 뱅코프(21.66%), 코메리카(12.33%), 자이언스 뱅코프(12.08%) 등 지역은행들이 큰 폭으로 올랐고 찰스슈왑(3.45%), JP모건(3.07%), 뱅크오브아메리카(4.42%), 웰스파고(5.39%) 등 금융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 미국 지역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불안 완화 등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가 훈풍으로 작용하면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한도 협상으로 인한 불확실성 단기에 그칠 것지난주부터 부채한도 협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온 가운데 정치적 리스크인 만큼 단기적 노이즈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은 연방정부의 보유현금이 바닥나는 날짜인 'X-데이트' 도래 직전 기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유예' 또는 '상향'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며 "셧다운과 디폴트 리스크 직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경기 불안감이 잔존하는 가운데 양당 모두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기 하방 불안감을 심화시켜 민심을 악화시키는 정치적 위험 감수를 자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부채한도 상향 관련 조건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한도 상향보다는 유예 방향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X-데이트 시한이 다가오고 있으나 최근 증시는 박스권 내에서 횡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 연구원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2011년 국가 신용 강등 사태와 달리 안정된 모습인데 이는 부채한도 불확실성이 결국에는 해소될 것이며 과거 2011년도 사태와 달리 크레딧 리스크로 이어지기보다는 양당 간 이해 차이로 인해 발생한 정치적 리스크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한다"면서 "당분간 부채한도 이슈가 시장 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정치적 리스크인 만큼 단기적 노이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한도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가 유발될 수 있으나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X-데이트 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복지프로그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주요 지출을 놓고 양당 간 미세한 의견 충돌이 부각될 소지가 있기는 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뉴스플로우상 디폴트 재앙, 정부 재정 지출 축소로 인한 성장 동력 약화 등과 같은 노이즈가 유발될 수 있겠지만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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