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서 생존 위해 치장”…‘보라 데보라’ 결국 사과

ENA ‘보라! 데보라’ 포스터. ENA

외모 치장 이유를 아우슈비츠 대학살에 빗대 논란을 부른 ENA ‘보라! 데보라’ 제작진이 방송 열흘여 만에 사과했다.

‘보라! 데보라’ 제작진은 17일 입장문을 내 “지난 9일 9화 방송에서 언급된 특정 대사로 인해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말한 ‘특정 대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다, 유리 조각으로 식판 뒤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했다, 그리고 살아남았.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건 생존의 문제”라는 주인공 데보라(유인나)의 대사다.

방송 공개 이후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항의가 빗발쳤다. 온라인에선 “제작진이 이 대사를 승인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이런 무지와 둔감함, 몰염치야말로 K-드라마의 위기” “유대인들이 죽음 앞에서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걸 어떻게 치장으로 받아들이나”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을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 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면서도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제작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