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한 엔데믹에 체외진단업체 '휘청'…탈출구는 제각각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맞은 체외진단업체의 실적에 빨간불이 커졌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지난해 거둔 '어닝 서프라이즈'가 1분기 '어닝쇼크'로 전환됐다.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18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주요 체외진단업체 5곳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휴마시스, 수젠텍, 랩지노믹스 등 업체들의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액은 모두 80% 이상 줄었다. 이들의 평균 매출 감소율은 89%로, 5개사 모두 지난해 1분기의 영업이익에도 못 미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휴마시스와 수젠텍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감소율은 각각 99%와 97.8%를 기록했다. 매출액이 100분의 1로 쪼그라든 셈이다.
영업이익 역시 한 곳을 제외하고는 적자로 돌아섰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수젠텍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랩지노믹스만 유일하게 11억1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8% 급감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급감에는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크게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적 비교 대상인 지난해 1분기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일일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라는 점도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당시 보건당국이 자가진단키트 활용을 늘리면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진단키트 수요가 컸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면서 내달부터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해제하는 등 엔데믹을 공식화한 점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급증한 진단키트 수요로 유례없는 실적을 냈던 만큼, 축적한 현금으로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을 추진할 여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7월 미국의 진단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 2월 초 인수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체외진단 업체들이 내세우는 해법은 분자진단 등 신기술과 진단 부문의 다양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신속분자진단 플랫폼인 ‘스탠다드 M10’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스탠다드 M10은 신속분자진단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높은 정확도와 신속항원검사의 신속성 및 편리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에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 동시 진단이 가능한 스탠다드 M10용 카트리지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식 허가를 획득했다.
씨젠도 비코로나19 부문의 매출을 늘려가면서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씨젠의 올해 1분기 매출에서 코로나19 진단시약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급감했다. 반면 코로나19를 제외한 분야의 매출은 463억원으로 비중이 68%까지 올라섰다. 방역조치 완화로 독감이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호흡기 바이러스 진단 시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한 영향이었다. 씨젠은 팬데믹 기간 증가한 분자진단 장비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비코로나19 진단 시약의 지속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곳도 있다. 수젠텍은 여성호르몬 진단 플랫폼을 활용한 펨테크 서비스를 내놨다. 펨테크(Femtech)는 여성을 의미하는 ‘피메일(Female)’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만나 만들어진 합성어로, 여성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수젠텍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여성 헬스케어 플랫폼 ‘슈얼리 스마트’는 사용자가 집에서 테스트 기기를 활용해 소변을 이용해 임신과 배란, 유산위험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과 테스트 기기를 블루투스로 연동하는 기능 역시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에서는 월경주기 체크와 함께 월경불순, 월경전불쾌장애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2024년부터 연속혈당측정기(CGMS)를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성 연락처만 100여개…세금만 70억 내는 남편, 성매매 중독자" - 아시아경제
- "하루에 7억 빼돌리기도"…김병만 이혼전말 공개 - 아시아경제
- "일본 카페서 핸드폰 충전하면 잡혀갑니다"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주연은 200억도 받는데" 3000원 안되는 시급 10% 삭감에 발끈한 中 단역배우들 - 아시아경제
- 암 치료에 쓰라고 2억 모아줬더니 새 집 산 20대…분노한 中 누리꾼 - 아시아경제
- "흠뻑 젖은 티셔츠 무려 12장"…공항서 딱 걸린 여대생 무슨 일? - 아시아경제
- "김치나 담가라"…10대 주짓수 선수, 동덕여대 시위에 악플 - 아시아경제
- 조종사들도 기다렸다가 '찰칵'…송혜교 닮았다는 中 여성 파일럿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