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 E&S 지분 10% TRS 계약 2027년까지 이어간다
SK실트론·SK해운 등과도 TRS 계약…지배구조 개편 등 목적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금융회사들과 체결한 SK E&S 지분 10%(464만199주)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2027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 E&S 기업공개(IPO)가 계속 지연되면서 SK가 SK E&S의 유상증자 때 참여한 지분을 간접 보유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SK실트론, SK해운 등 SK그룹 관련 TRS 계약이 모두 2027년까지로 연장됐다.
SK E&S 지분 담보 TRS 계약 만기 2027년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SK E&S 지분 1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엠디프라임제일차’와 ‘엠디프라임제이차‘의 TRS 유동화 구조를 변경했다. 금융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이 SK E&S 지분과 SK와 맺은 TRS 계약을 담보로 자산유동화대출(ABL)과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총 6788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한 자금은 만기 도래하는 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상환하는 데 사용했다. ABL 대주단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ABL)과 다시 설정된 TRS 계약의 만기는 2027년 11월이다. SK가 2017년 미래에셋증권과 체결한 TRS 계약을 지난해 11월 다시 5년간 연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는 2017년 미래에셋대우가 설립한 SPC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SK E&S 지분 10%를 넘기고 약 6778억원을 조달했다. 5년 후(2022년 11월)에 SK가 해당 지분을 같은 가격에 사 오기로 하는 조건의 TRS 계약을 체결했다. 만기 때 SK E&S 지분 가치가 6779억원을 넘어서면 SK가 이득이지만, 기준가를 밑돌면 미래에셋증권 측에 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한 계약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정기적으로 SK에서 이자에 해당하는 TRS 프리미엄을 받기로 했다.
TRS 계약 당시 SK E&S의 기업가치는 6조7778억원으로 평가됐다. 당시 투자시장에서는 SK E&S의 이익 규모나 재무 상태로 봤을 때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장부가 2조6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3조~4조원 수준이 적정 가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SK E&S의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5조5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11조원을 넘어섰고, 4000억원을 밑돌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4000억원을 뛰어넘었다. SK그룹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매출을 2025년까지 14조원대로 끌어올려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 E&S의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SK E&S 지분을 보유한 SPC에 정산해야 줘야 할 손실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SK E&S가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2조4000억원어치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만약 RCPS가 보통주로 전환돼 대규모 신주가 발행되면 SK E&S 주당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실트론·SK해운 TRS 계약도 연장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은 2017년 당시 여러 계열사 지분에 대한 TRS 계약을 체결했다. 대표적으로는 SK실트론(옛 LG실트론) 지분이다. SK가 SK실트론을 인수하면서 최 회장과 한국투자증권이 지분 29.4%에 대한 TRS 계약을 맺었다. SK실트론 지분 TRS 계약은 지난해 8월 만기를 5년 추가로 연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 회장의 TRS 계약에 대해 위법 판정을 내려 과징금 등의 조치를 했지만, SK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면서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SK는 SK해운 지분 관련 TRS 계약도 지난해 만기를 연장했다. SK해운 보통주 480만5295주(지분율 약 18%)를 삼성증권이 만든 SPC에 넘기면서 맺은 계약이다. SK해운은 당시 해운 사업을 물적 분할하면서 존속법인 SK마리타임과 신설법인 SK해운으로 분리했다. 전용선과 벙커링 사업은 SK해운이 가져가고 부실 자산은 SK마리타임이 가져가는 구조였다. 계약 조건으로 SK는 SK해운을 2022년까지 상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SK해운 지분 매각가는 1630억원으로, SK가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만기 전 조기매수선택권)을 보유했다. 지난해 TRS 계약을 기존 계약과 유사한 조건으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2017년 지배구조 개편 등 과정에서 직접적인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TRS 계약을 많이 활용해 왔다"면서 "TRS 계약을 체결한 계열사들의 상장이 미뤄지면서 TRS 계약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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