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700만원 "자존심 없이 여종처럼" 中구인광고 논란

상하이 평균 월급 10배 넘는 조건
12시간 근무 등 조건도 까다로워

한 달 급여로 약 2700만원을 주겠다는 중국의 '가사 도우미' 구인 광고에 누리꾼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가사 서비스 회사의 에이전트는 최근 이런 내용의 구인 광고를 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픽사베이]

상하이에 사는 한 여성의 옷을 입혀주고 벗겨주는 등 업무를 할 유모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월급은 무려 14만위안(약 2673만원)이다. 상하이의 평균 월급 1만1396위안(약 217만원)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업무는 일상적인 집안일은 물론이고, 발을 뻗으면 신발을 신겨주고 어깨를 흔들면 옷을 벗겨주는 등 몸종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에 문 옆에서 기다렸다가 신발을 벗겨주고, 발을 씻고 마사지하고 필요할 때마다 음료와 다과를 준비하는 일도 있다.

광고는 관찰력이 있고 자존심이 세지 않은 개인 유모를 찾고 있으며 '고대의 여종'처럼 기꺼이 무릎을 꿇고 서비스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지원 조건도 까다롭다. 광고에 따르면, 지원자는 "신장 165㎝ 이상, 체중 55㎏ 미만, 중졸 이상의 학력, 준수한 얼굴, 그리고 노래와 춤을 잘 출 수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근무 시간은 12시간씩 일일 2교대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대부분 광고를 낸 이가 비정상적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한 누리꾼은 "사실상 하녀를 구하는 사람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 시대를 사는 것 같다"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는 기꺼이 할 수 있다는 등 반응을 보이며 관심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14만 위안을 받으면 나도 한 달에 1만4000위안(약 267만원)을 주고 하녀를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