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변곡점 맞은 韓수출, 정부 나침반 돼야

서소정 2023. 5. 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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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 수출의 변곡점이다. 방향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무역지도가 격변하고 있다.

대중 수출은 1558억달러, 대미 수출은 1098억달러로 격차가 460억달러였는데 올해 1~4월까지 수출 실적을 보면 중국이 391억달러, 미국이 360억달러로 점차 차이를 좁히고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 수출구조의 한계는 더욱 도드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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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 수출의 변곡점이다. 방향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무역지도가 격변하고 있다. 우리의 수출을 떠받쳤던 대중(對中) 수출이 휘청이면서 14개월째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는가 하면, 주력수출품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저점 탈출 시점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 42억1000만달러 적자로 통계를 편제한 1980년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나타낸 여파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견제가 지속되면서 그 파장은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이 무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 순위도 대변환기를 맞고 있다. 올해 1~4월까지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08억5000만달러로 미국이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이 우리나라 최대 무역흑자국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이 마지막이었는데 21년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중국이 주춤하는 사이 베트남(76억200만달러)이 미국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무역흑자국을 차지했다. 반면 올해 4월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100억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1, 2위국은 중국과 미국이었다. 대중 수출은 1558억달러, 대미 수출은 1098억달러로 격차가 460억달러였는데 올해 1~4월까지 수출 실적을 보면 중국이 391억달러, 미국이 360억달러로 점차 차이를 좁히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수출 1위를 미국이 다시 꿰찰 가능성도 있다.

수출품목 역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직격탄을 입었지만, 전기차 배터리 업종은 기회를 잡았다. 수출 키워드도 중국·반도체에서 미국·자동차로 빠르게 손바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기야말로 수출의 판을 다시 짤 적기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중국의 성장에 지나치게 안주해왔지만, 중국이 중간재 자립도를 높이면서 한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앞으로 더 심해지고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더해가고 있지만 지난달 미국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은 경제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 비전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CHIPS Act)과 관련한 새로운 발표를 기대했지만 특별한 언급이 없어 '포기만 하고 얻은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반도체 외에도 한국 기업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노력이 수반됐다면 '가뭄의 단비'가 됐을 것이란 아쉬움이 크다.

중국에 대해서도 더욱 신중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중 무역적자가 7개월째 이어지고는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제1 수출국으로 주요 국가임이 틀림없다. 과거 역사를 볼 때 위기는 항상 기회였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 수출구조의 한계는 더욱 도드라졌다. 이를 기회 삼아 아세안·중동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교한 수출 전략을 짜고 나침반 역할을 하는 한편 측면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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