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잊을 수 없던 관객의 박수”...신사가 노래하는 이유

지승훈 2023. 5.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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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있어 노래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저절로 박수를 치게 만드는 노래, 우리가 해내고 싶다.”

남성 듀오 신사가 야무진 출사표를 던졌다.

신사는 그룹명 그대로 훈훈한 비주얼의 남성 2명으로 구성됐다. 멤버 손대희, 김명섭은 10여 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오랜 기간 뮤지컬계에서 활약했지만 향후 앞날을 그린 결과, 트롯 가수로 전향하기로 마음먹었다. 신사는 최근 일간스포츠를 만나 자신들의 음악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손대희는 “3~4년 전부터 명섭이와 함께 하게 됐다. 둘다 뮤지컬 배우로 지내왔는데 트롯을 해보면 어떨까 했던 마음이 서로 통했다. 그래서 함께 하게 됐고 지금까지 음악적으로 잘 맞아 만족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김명섭은 “삶의 방향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많이 했다. 뮤지컬계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고 주연이 아닌 앙상블 배우로서 이 일을 이어가다보니 미래가 불확실했다”며 트롯 가수로 전향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손대희 역시 “뮤지컬 배우로서 늘 고민하던 게 고용 불안이다. 배우든 가수든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뮤지컬계에서 살아남기엔 늦었다는 판단이 섰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신사는 자신들이 선택한 트롯이라는 새로운 음악 인생을 위해 뭐든 하겠다는 각오다. 30대 후반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들어선 길인 만큼 그 의지가 남다르다. 손대희는 “대학 시절 공대생으로 지내다가 군대를 다녀와서 뒤늦게 뮤지컬을 시작했다.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40대 가까이가 돼서야 다시 트롯의 길로 나서게 됐다”며 “그만큼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멋진 가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명섭도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일자리가 줄어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면서 “내 목소리를 트롯에 접목시키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뒤늦게 트롯에 도전하게 됐다”라고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렸다.

손대희와 김명섭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함께 MBN 트롯 경연 프로그램 ‘헬로트로트’에 출연해 준결승까지 진출하면서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김명섭은 “가벼운 마음을 갖고 즐기려고 편하게 시작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욕심도 생기고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노래한다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를 할 때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조금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대희도 “정말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사의 첫 트롯 곡 ‘달려라 뛰어라’가 지난달 17일 세상 밖으로 나왔다. ‘달려라 뛰어라’는 강렬한 사운드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가사가 포인트인 뉴트로 팝 록 곡이다.

손대희와 김명섭은 ‘달려라 뛰어라’를 작업하며 습관화돼있던 뮤지컬 발성과 트롯 발성이 달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손대희는 “공명을 통해 목소리에 깊은 울림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게 뮤지컬 발성인데 트롯이나 대중가요 발성은 아무래도 감성적이고 호소력 등 여러 세밀한 부분들을 보여줘야 하니까 적응하는 데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두 장르의 차이점을 말했다.

신사는 다음 신곡을 준비 중이다. 두사람은 “‘달려라 뛰어라’에서 보여주지 못한 우리의 음악성을 빠른 시일 내에 다른 곡들로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노래들을 많이 내고 선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음악적 의지가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손대희는 “뮤지컬 할 때 느꼈던 무대 위 감정들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공연을 다 마치고 사람들에게 받는 환호와 박수는 내가 목놓아 노래를 불러도 되겠구나라고 느끼게 해준 순간들이었다. 그걸 다시 느끼고 싶고 놓지 못해서 이렇게 가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라며 가수 활동의 이유를 밝혔다. 김명섭도 “앙상블하면서 받은 관객들의 박수는 오로지 나만의 박수는 아니었다. 트롯 가수로서 앞으로는 나만의 박수를 받아보고 싶다. 내 이름 석 자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에서 결핍이 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신사’로서의 욕심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신사는 “어느 무대에서나 우리를 계속 찾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금방 잊혀지는 가수가 아니라 누군가의 추억을 같이 하는, 감성을 울리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남겼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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