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종이달’ 공정환 “악역 전문 배우? 실제론 아내 말 잘 들어”
박로사 2023. 5. 18. 06:08
“악역은 상당히 많이 했죠. 지금 들어오는 것들도 다 악역이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 큰 부담은 없어요. ‘악역을 했으니 다음엔 선한 역 해야지’ 이런 생각도 아니고요. 꾸준히 연기하면서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악역 들어오면 전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되니깐요.”
배우 공정환에게 ‘악역’에 대해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악역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펼쳐온 공정환. 실제로 만나본 그는 작품 속 캐릭터와는 전혀 달랐다.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공정환은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 인터뷰에서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부터 배우로서의 목표, ‘종이달’이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소감 등을 들려줬다.
“너무 재밌게 찍은 작품이에요. 방송되는 5주 내내 시원하게 욕먹으면서 지냈어요. 저 실제로는 아내 말, 애들 말 잘 듣는 사람입니다.(웃음)”
지난 9일 종영한 ‘종이달’은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유이화(김서형)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 드라마다. 극중 공정환은 성공이 인생의 목표인 유이화의 남편 최기현 역을 맡았다. 최기현은 아내 유이화를 하대하고 함부로 대하는 인물. 공정환은 이런 최기현 캐릭터를 아주 얄밉고, 현실적이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미움을 샀다.
“이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찾아보니 일본 원작 소설과 영화, 드라마가 있더라고요. 드라마, 영화는 보지 않고 소설만 봤어요. 최기현이라는 인물이 원작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던 인물이다 보니 어떤 식으로 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대본상으로 보면 최기현은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이에요. 아내와 이야기할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서형 선배,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어요.”
공정환은 분노를 유발하는 대사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정환 역시 “너무 힘들었다”며 대본 리딩 때부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현의 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존댓말이다. 아내인 유이화에게 말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보기 힘들 것 같았다”며 “그래서 감독님, 작가님께 양해를 구해서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가면서 했다. 그렇게 존댓말 같은데 까는 것 같은 장면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최기현의 아버지는 아내 유이화의 집에서 운전수를 하던 인물로, 최기현은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게 된 전형적인 졸부다. 공정환은 최기현에 대해 기본적으로 아내 유이화에 대한 동경 혹은 자격지심이 내재 된 인물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현의 자격지심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회의를 많이 했어요. 기본적으로 서형 선배가 잘 끌고 가줘서 얹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긴 했지만요.”
지난달 10일 첫 방송된 ‘종이달’은 0.9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해 최종화인 10회는 1.5%로 막을 내렸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OTT 통합 화제성에서 상위권에 오를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시청률이 좋았으면 더 행복했겠지만, 화제성 부분에서는 만족해요. 서형 선배의 연기가 1등 공신이었죠. 선배 덕분에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그걸 잘 받쳐주는 스태프들 덕이에요. 카메라 앵글, 색감 이런 것들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종이달’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칸 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공정환은 “촬영하는 중간에 제작진이 ‘칸에 한번 가게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 당시에는 ‘가면 너무 좋겠다’ 싶었는데 촬영 끝나고 3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그래서 사실 ‘칸이고 뭐고 우리 방송은 하는 거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 후에 (제작진과) 전화 통화를 하는데 마침 우리 드라마가 칸에 가기로 결정이 됐다고 하더라. 다행히 우리 작품을 좋게 봐주셨구나 싶었다. 칸에 나도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쉽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1976년생으로 올해 47세인 공정환은 2006년 드라마 ‘소울메이트’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KBS2 ‘추노’(2010), ‘오작교 형제들’(2011), ‘굿 닥터’(2013), MBC ‘신입사관 구해령’(2019), tvN ‘60일, 지정생존자’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대중과 만나왔다.
“저는 일흔 살까지 딱 작품 100개를 하는 게 목표에요. 그러면 1년에 네 작품씩 쉬지 않고 해야 해요. 시청자들이 관심 가져주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으로서 충실하는 것도 목표예요. 응원해주시면 너무 감사한 일이죠.”
끝으로 공정환은 ‘종이달’ 시청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최기현 캐릭터를 욕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었을 것 같다. 사실 저는 나쁜 것 같은데도 착한 역할도 하는 적당한 배우”라며 “다음 작품에서는 더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파격 비키니+수영장 인증샷’…유정♥이규한, 당당한 럽스타
- 곽시양♥임현주, 선남선녀 커플 탄생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길” [공식]
- 김종국, ‘4만원 티셔츠’ 의류 논란…사과→전액 기부 “오해 없으시길”
- 솔비 “소개팅 男 2명 연속 다이어트 약 선물… 자존심 상했다” (나화나)
- 빽가, 비즈니스 예약하고 구석 行... “외국 항공사였다” 분노
- 가짜뉴스부터 플러팅까지... ‘나는 솔로’ 16기, 최고·최악·심쿵의 순간들
- 스윙스, 사생활 피해 호소 “방금도 경찰 다녀가… 공포스럽다”
- 하늘도 울었다… 故 변희봉·노영국, 가족·동료 슬픔 속 발인 엄수 [종합]
- 클린스만 황당 행보, 한국 '또' 떠났다…귀국 닷새 만에 미국행, 싸늘한 여론 신경도 안 쓴다
- [김인식 클래식] "나도, 야신도 틀렸다. 지금 시기는 감독 능력이 가을야구 판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