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 DRX 발로란트팀 “아직 완벽하지 않아…더 노력해야”
DRX가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퍼시픽(VCT 퍼시픽)’ 정규 리그를 1위(8승 1패)로 장식했다.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 최강자의 명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DRX는 지난 2020년 6월 창단한 국내 최초의 발로란트 프로팀이다. 아시아 지역 1위, 국내외 대회 우승 17회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102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선 종종 불안한 모습이 보여졌다. 젠지 e스포츠, 렉스 리검 퀀과의 대결에선 아쉬운 판단들로 인해 패배 위기를 겪었다. 지난 13일 치러진 필리핀 팀 시크릿(TS)과의 대결에선 결국 0대 2로 패배하며 전승 행진이 끊겼다.
팀 시크릿전 패배에 모두가 놀랐지만 DRX는 예상했다는 견해다. TS전에 앞서 11일 부평에 있는 DRX 숙소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편선호 DRX 감독은 “언제 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직 팀 완성도가 높지 않다. 정규리그는 ‘폭시나인’ 정재성에게 경험치를 주입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DRX에 합류한 ‘폭시나인’ 정재성은 이번 VCT 퍼시픽을 통해 데뷔했다. 평균 전투 점수(ACS), 평균 라운드별 피해량(DPR), KDA(킬과 어시스트 수치) 등에서 최상위권에 자리하며 활약하고 있다. 경기에선 ‘타격대’, ‘감시대’, ‘척후대’ 등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버즈’ 유병철과도 좋은 시너지를 보이며 팀 승리에 일조하고 있다.
편 감독도 정재경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편 감독은 “포텐이 있지만 경험치가 필요한 선수”라며 “충분히 잘하고 있고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편 감독은 좋은 성적을 위해선 연습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편 감독은 “연습량이 많은 것이 좋은 성적을 위한 진리”라며 “연습을 많이 하게 된다면 그만큼의 보상은 당연한 결과로 따라온다. 최근에는 팀 연습보다 개인 연습의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편 감독은 “현재 팀에 있는 선수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함께 자리한 주장 ‘스택스’ 김구택도 “한국팀을 제외한다면 다른 아시아 팀들과는 연습 시간 차이가 크게 난다”고 첨언했다.
편 감독은 “아직 우리가 가진 능력치의 5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대회를 치르며 노력하고 더 강해질 것”이라며 “DRX는 한국에서 발로란트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연습량도 가장 높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1인칭 슈터(FPS) 장르 게임은 상대방이 언제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프로 레벨에선 고도의 집중력을 오랜 시간 유지하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팀원들간의 ‘소통’ 능력도 요구된다.
편 감독은 정신력을 위해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편 감독은 “장기전을 치를 경우엔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코치룸까지 전해진다”며 “축구 경기를 90분 뛴 선수들처럼 힘들 때가 있다. 정말 힘들 경우엔 경기가 끝난 후 이틀까지 쉬기도 한다. 쉴 때는 완전히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무 요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편 감독은 “발로란트는 FPS 특성상 1초 단위로 콜이 달라지는 상황이 많다. 라운드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결국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전략적인 부분과 타이밍과 관련된 소통 연습도 필요하다. (좋은 성적은) 소통을 얼마나 잘하느냐의 차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게임단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DRX는 지난해 12월 더 큰 연습실과 선수단의 개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숙소를 이전했다. 숙소와 연습실 공간을 분리해 선수들이 연습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DRX 관계자는 “숙소 이전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며 “기존 연습실이 좁아 더 쾌적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보장하려 했다. 또 선수들이 넓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려 했다. 1인 1실 또는 1인 2실에서 생활할 수 있게 두 개의 팀 하우스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편 감독은 “이 이상 개선된다면 사옥일 것이라고 본다. 사옥은 연습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위해선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편 감독은 발로란트를 축구에 비유하며 “두 종목은 비슷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 모두 순간적인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최정상급 선수가 될지 말지가 결정된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타고난 센스가 필요하다. 이론으로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편 감독은 “경기를 지고 대회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다음 경기와 대회에선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팀”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있다. VCT 퍼시픽을 대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발로란트 마스터스’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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