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매카시도 "美디폴트 없을 것"…뉴욕증시 1%대↑(종합2보)
이르면 오는 6월 미국이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도,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협상 타결을 확신했다. 합의 낙관론에 힘입어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뉴욕증시는 일제히 1%대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3%가까이 올랐다.
바이든, 매카시 입 모아 "디폴트 없을 것"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도록 (부채한도 상향)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의회 지도자들과의 2차 회동에서도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하며 디폴트 경계감이 커지자, 협상 의지를 강조하며 불안감 해소하고자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 성과 없이 끝난 회동에 대해서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지도자는 우리가 청구서를 지불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에게 재앙적 후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두 우리가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 순방 일정까지 단축한 상태다. 당초 G7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외에도 파푸아뉴기니, 호주 등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이들 2개국 방문은 취소했다. 그는 미국으로 복귀하는 오는 21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같은날 매카시 하원의장 역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디폴트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는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결국 우리는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끝내 대통령이 협상에 동의하도록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이제 우리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카시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 의지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2차 회동 전까지 부정적 어조를 보여왔던 것과 비교되는 어조 변화다. 그는 협상을 위한 시한이 촉박하다면서도 함께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도 스쿼크박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어제는 매우 긍정적인 회의였다"며 "차분했다. 논의는 솔직했다. 나는 향후 1~2주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합의 기대감에 뉴욕증시 1%대 상승...최종 타결까진 난관
점점 커지는 디폴트 우려로 짓눌렸던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는 부채한도 상향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5% 올랐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9%, 1.28% 뛰었다.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97달러(2.78%) 오른 배럴당 7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시한이 촉박한데다 여전한 입장차로 인해 향후 최종 법안 통과까지 험로도 우려된다. 이날 매카시 하원의장은 협상을 낙관하면서도 그간 부채한도 상향에 반대해온 이유인 미국의 연방부채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 역시 공화당이 요구한 저소득층 대상 복지 프로그램의 근로 요건 강화 제안을 일축했다. 현재 양측 참모진은 현재 코로나19 예산 회수, 에너지 프로젝트 허가 절차 간소화, 정부 지출 상한 설정 등의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논의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것에 대비해 민주당이 부채한도 상향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바로 표결하기 위한 비상계획도 마련 중이다.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경고대로 이르면 6월1일 디폴트가 현실화하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재앙적 여파'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현금이 모두 소진되는 이른바 X-데이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전날 미 재계 CEO 140여명은 전날 공개서한을 통해 정치권에 부채한도를 신속하게 상향해달라고 촉구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날 "미국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해선 안 되며, 아마도(probably)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엇이 되든, 우리는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규모 1위인 JP모건은 이미 디폴트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다이먼 회장은 JP모건이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매주 전시 상황실 회의를 소집 중이며, 오는 21일께부터는 매일 회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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