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폴트 없다" 정치가 끌어올린 미 증시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2023. 5. 18.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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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증시 3대지수 모두 1%대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경고한 'X-date',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는 날짜는 6월 1일입니다.

단기채인 미국 1개월물 국채수익률은 5.4%로 하루만에 14bp 넘게 내려갔습니다.

큰 틀에서 미국 민주당은 그동안 주장했던 '클린 빌', 예산 삭감 없는 무조건 부채한도 상향은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후 선거를 고려하면 양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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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앵커> 미 증시 3대지수 모두 1%대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미 증시를 움직인 주요 요인 살펴보죠.

<기자> 월가에서는 대체로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오늘 증시를 끌어올린 것으로 봅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원내대표들이 모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일에 이어 2차로 진행된 어제 회동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에 앞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도 경제매체인 CNBC에 출연해 "결국 채무불이행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은 순방일정을 조정해 당초 계획보다 조금 앞당긴 현지시간 일요일 귀국하기로 했습니다. 부채한도 협상을 우선 과제로 두고 의회와 소통해나가겠다는 겁니다.

강대강 국면이었던 양측의 기류가 누그러진 것은 분명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세금을 더 많이 걷어서 정부 예산 적자를 줄이자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 아이디어는 결국 무산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은 오늘 "대통령이 '증세는 없을 것'임을 인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다음주 혹은 적어도 2주 안에 부채 한도 상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경고한 'X-date',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는 날짜는 6월 1일입니다. 오늘 나온 정치권의 말들이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은 시한 안에 타결 가능합니다.

백악관과 공화당 모두 부채한도 협상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시장의 심리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이라는 안도감이 커졌습니다. 단기채인 미국 1개월물 국채수익률은 5.4%로 하루만에 14bp 넘게 내려갔습니다.

<앵커> 시장에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 양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의에 이를까, 누가 무엇을 양보할까, 이런 것들이 공개되지는 않았죠. 양측 모두 협상이 어떻게 진전되었는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뒤집어보면 주요 쟁점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아직 쟁점이 남아있기는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빈곤층에게 지급하는 정부 예산, 푸드스탬프를 둘러싼 논쟁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지요. 현행 법안은 저소득층 가운데 노동이 가능한 18세부터 50세의 경우 주당 20시간을 일해야 이 푸드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데요. 50세가 넘어가면 일하지 않아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공화당은 이 의무노동연령 상한선을 56세까지로 높이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일하지 않고도 정부지원을 받았던 50세에서 55세 사이의 미국인 100만명이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민주당이 이를 반대하고 있지요.

큰 틀에서 미국 민주당은 그동안 주장했던 '클린 빌', 예산 삭감 없는 무조건 부채한도 상향은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후 선거를 고려하면 양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이고요. 바이든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기후 관련 법안 예산 삭감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같은 양당간의 '역린'을 서로 건드리는 일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걱정을 키워왔던 부채한도 문제는 이번에도 무사히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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