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디폴트 없다" 바이든·매카시에 1%대 상승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7일(현지시간)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을 것이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연이은 발언에 힘입어 부채한도 상향 합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역은행발 위기감도 다소 진정되면서 은행주 랠리도 확인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08.63포인트(1.24%) 오른 3만3420.7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8.87포인트(1.19%) 높은 4158.7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7.51포인트(1.28%) 상승한 1만2500.5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유틸리티, 임의소비재 관련 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 에너지 관련주의 오름폭은 2%를 웃돌았다. 개장 전 실적을 공개한 '유통공룡'은 타깃은 월가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로 전장 대비 2.58% 상승 마감했다. 전기차기업 테슬라는 전날 오후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사임 루머를 일축하고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4.41% 올랐다. 아마존(+1.85%), 마이크로소프트(+0.95%), 구글 알파벳(+1.11%), 넷플릭스(+1.86%) 등 대표 기술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역은행주들도 치솟았다. 웨스턴얼라이언스 방코프는 예금성장률 공개 이후 13% 뛰어 이러한 지역은행주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팩웨스트방코프는 21%, 자이온스는 12% 이상 올랐다. SPDR S&P지역은행 ETF도 7%이상 상승세를 나타냈다. JP모건체이스(+3.07%), 웰스파고(+5.39%) 등 대형 은행주들도 상승세다. 이밖에 바슈헬스는 노리치 제약과의 법적싸움에서 승리하며 24%이상 뛰었다. 반면 위워크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임 소식에 25%가까이 내렸다.
이날 투자자들은 백악관과 공화당 간 부채한도 상향 관련 논의를 주시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지도자 간 2차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으나, 양측이 ‘디폴트만은 없다’는 강한 협상 의지를 내비치며 합의 기대감과 함께 위험 선호심리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핌코는 "거래 또는 큰 틀에서의 거래가 임박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교섭이 그렇듯 직전에 무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목적지는 분명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는 "부채한도 관련 뉴스가 점점 더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도록 (부채한도 상향)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의회 지도자들과의 2차 회동에서도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하며 디폴트 경계감이 커지자, 협상 의지를 강조하며 불안감 해소하고자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 회동에 대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지도자는 우리가 청구서를 지불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에게 재앙적 후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두 우리가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 순방 일정까지 단축한 상태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역시 이날 오전 경제매체 CNBC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결국 우리는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끝내 대통령이 협상에 동의하도록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이제 우리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도 스쿼크박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어제는 매우 긍정적인 회의였다"며 "차분했다. 논의는 솔직했다. 나는 향후 1~2주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 큰 틀에서의 합의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잇따른다.
양측 참모진은 현재 코로나19 예산 회수, 에너지 프로젝트 허가 절차 간소화, 정부 지출 상한 설정 등의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논의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한이 촉박한데다 입장차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향후 최종 법안 통과까지 험로도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것에 대비해 민주당이 부채한도 상향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바로 표결하기 위한 비상계획도 마련 중이다.
시장에서는 자칫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초 디폴트가 현실화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여파를 미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현금이 모두 소진되는 X-데이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증시 급락 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날 미 재계 CEO 140여명은 전날 공개 서한을 통해 정치권에 부채한도를 신속하게 상향해달라고 촉구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오름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7%선으로 상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15%선으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3%안팎 오른 102.8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공개된 미국 4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2.2% 증가한 140만건(연율)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40만건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142만건으로 전월보다 1.5% 줄었다.
국제유가는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97달러(2.78%) 오른 배럴당 7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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