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료 소폭 인상에 다급했나… 합리적인 전기 소비 유인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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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한국전력공사가 전기 수요 조절을 위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착수했다.
한전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절이나 시간대에 따라 부과되는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는 이른바 '수요관리형 요금제'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전은 용역설명서에서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통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전기 소비를 유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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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따라 ‘수요 관리형 요금제’ 검토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한국전력공사가 전기 수요 조절을 위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착수했다. 한전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절이나 시간대에 따라 부과되는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는 이른바 ‘수요관리형 요금제’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전력당국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민의 전기 소비 패턴 개선을 유도하는 데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17일 조달청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5일 ‘전기요금 소비자인식지수 측정 연구’ 용역을 공고했다. 한전은 용역설명서에서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통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전기 소비를 유인해야 한다”고 했다.
한전은 지난해 전기요금에 대한 고객 선호를 파악하는 지표인 ‘소비자인식지수’를 개발했다. 이번에는 이 지표를 활용해 일반용(상업용)·산업용 전기 소비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전은 공기업 만족도 조사 명목으로 제출된 28만개의 고객 정보를 활용해 설문조사 표본을 구성할 방침이다. 설문조사 전반을 설계하는 이번 용역은 8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전력업계에선 전기료 소폭 인상에 다급해진 한전이 국민들의 전력 수요 억제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전은 용역설명서에서 “수요관리형 요금제 도입 등 주요 이슈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고 용역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시사한 것이다.
수요관리형 요금제는 계절·시간대별(TOU) 요금제와 수요관리형 선택(CPP) 요금제로 나뉜다. 모두 소비자가 전기를 스스로 절약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TOU 요금제는 계절을 봄·가을, 여름, 겨울 3개로 나누고 시간대를 최대부하, 중간부하, 경부하 등 3개로 분류해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한다. CPP 요금제는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 전기료를 기존에 비해 3~4배 할증하는 대신 피크 시간이 아닐 경우 20~30%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이명박정부 때인 2013년 도입된 CPP 요금제는 폐지 수순을 밟았다. 기업들의 참여율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에 CPP 요금제 재도입 계획을 담았지만 무산됐다. 1977년 시작된 TOU 요금제는 산업·일반용 전기 사용자에 주로 적용됐고, 2021년부터는 제주 지역 주택용 전기에 시범 운영되고 있다.
다만 냉난방 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여름이나 겨울에 전기요금이 껑충 뛴다면 국민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 등이 전력시장의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TOU 요금제를 적용하려면 시간대별 전기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 미터기(AMI) 설치가 필수다. 그러나 AMI 전국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48%에 그친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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