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구글, 美日 양자컴퓨터 공동연구에 1.5억달러...中 견제

미국의 대표 빅테크인 IBM, 구글이 미일 양자컴퓨터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17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양자컴퓨터에 집중 투자 중인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보도에 따르면 IBM과 구글은 미국 시카고대와 일본 도쿄대의 양자컴퓨터 공동 연구에 각각 1억달러, 5000만달러씩 기부한다. 이를 통해 10년 안에 10만 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조차 100만년 걸리는 계산을 10시간 내 처리하는 등 산업, 안보 부문에 혁신을 가져올 '게임체인저', '꿈의 기술'로 평가된다. 앞서 IBM은 지난해 11월 433큐비트의 양자 프로세서를 공개한 바 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인체 단백질과 전기차 배터리 등을 원자 단위로 시뮬레이션해 "실험실에서 6개월 걸릴 일을 하룻밤에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리나 추 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구글이 장기적인 연구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대학 연구진과 자사 양자컴퓨터를 공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서명식은 이번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모이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릴 예정이다. WSJ는 이러한 미일 파트너십을 두고 안보,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연구가 어떻게 중국 대 미국 주도의 동맹국 진영으로 분열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미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이번 공동연구 역시 노골적인 중국 견제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군사적 적용 등을 위해 최근 양자컴퓨터에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작년 7월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가 도쿄대 총장과의 오찬에서 이 대학의 양자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 미국 기업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매뉴얼 대사는 "우리는 중요 연구를 위해 (일본 등과 같은) 동맹들에 더욱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첨단 과학분야의 중국 유학생들에게 너무 느슨했다면서 "자금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중국으로) 돌아가 우리와 경쟁하도록 훈련, 교육했다"고 말했다. 도쿄대의 아이하라 히로아키 부총장 역시 중국의 양자 컴퓨팅 발전을 경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