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매카시도 "美디폴트 없을 것"…협상 의지(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5. 1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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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는 6월 미국이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도,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디폴트만은 안된다'며 강한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도록 (부채한도 상향)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자들과 부채한도 관련 2차 회동에 나섰지만, 기대했던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 다만 양측 모두 디폴트만은 안된다는 데 동의하며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회동에 대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지도자는 우리가 청구서를 지불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에게 재앙적 후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두 우리가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 순방 일정까지 단축한 상태다. 당초 이날 일본으로 출국해 G7 정상회의 참석 후 파푸아뉴기니, 호주 등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일본 일정을 마무리한 후 오는 21일 복귀하기로 했다.

같은날 매카시 하원의장 역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디폴트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는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결국 우리는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끝내 대통령이 협상에 동의하도록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이제 우리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 의지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2차 회동 전까지 부정적 어조를 보여왔던 것과 비교되는 어조 변화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협상을 위한 시한이 촉박하다면서도 함께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그는 연방정부의 부채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도 재차 지적했다.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그간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부채한도 상향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역시 같은 날 스쿼크박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어제는 매우 긍정적인 회의였다"며 "차분했다. 논의는 솔직했다. 나는 향후 1~2주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저소득층이 정부로부터 식품 구매 등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시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nonstarter)"고 일축했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백악관과 공화당이 해당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측 참모진은 현재 코로나19 예산 회수, 에너지 프로젝트 허가 절차 간소화, 정부 지출 상한 설정 등의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 1월 31조4000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특별조치로 버티고 있는 상태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현금이 소진되는 X-데이로 다음 달 1일을 제시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디폴트가 3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증시가 45% 폭락하고 일자리는 최대 830만개 사라질 수 있다는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분석을 언급하며 "대공황처럼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현금이 모두 소진되는 X-데이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증시 급락 등 여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른다. 미국 재계 최고경영자(CEO) 140여명은 전날 공개 서한을 통해 정치권에 부채한도를 신속하게 상향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것에 대비해 민주당이 부채한도 상향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바로 표결하기 위한 비상계획도 마련 중이다. 제프리스 원내대표 역시 의원들에게 서한을 통해 협상 실패 시에 대비한 모든 입법적 선택지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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