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정지훈 “패자조의 젠지가 간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젠지 ‘쵸비’ 정지훈이 T1에 설욕을 다짐했다.

젠지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하위 브래킷(패자조) 2라운드 경기에서 C9에 3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하위 브래킷 3라운드에 진출, 비리비리 게이밍(BLG)과 오는 19일 ‘패자부활전’을 펼치게 됐다.

젠지는 이날 C9에 완승을 거뒀다. 정지훈은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정지훈은 “경기를 3대 0으로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 내 개인적인 경기력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의 수확으로 소통 능력 개선을 꼽았다. 정지훈은 “영국에 온 뒤로 경기할 때 팀 내부적으로 소통이 부족하단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게임에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소통이 잘 이뤄졌다”면서 “다만 빡빡한 게임에서도 소통이 잘 될지는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1세트에서 처음으로 노틸러스를 플레이했다. 노틸러스는 오랫동안 서포터로 분류돼왔지만, 최근 미드라이너로 재해석되고 있는 화제의 픽이다. 정지훈은 “노틸러스는 라인 푸시도 빠르고, 다른 라인에 개입하기도 좋다. CC기도 강력하다”고 픽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요즘은 한타에서 원거리 딜러의 딜각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한 메타”라면서 “노틸러스는 상대 원거리 딜러를 압박하기 좋다. 원거리 딜러 간 ‘딜 포지션’ 차이를 만들어내기 용이해서 좋은 챔피언”이라고 덧붙였다.

정지훈은 팀이 지난 T1전 패배 이후 단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후 숙소로 복귀해 리플레이를 보면서 우리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재점검했다”고 전했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도 패자조를 거쳐 우승한 경험한 바 있는 젠지와 정지훈으로선 현재 팀의 상황이 익숙하다. 그는 “패자조는 익숙하다. 팀원들끼리도 ‘패자조의 젠지가 간다’는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웃었다.

정지훈은 젠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도 패자조 경험이 도움이 될 거로 봤다. 그는 “실전을 많이 치르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항상 생각해왔다”면서 “경기력 향상에는 대회만한 게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지가 대회 우승 트로피까지 닿으려면 18일 하루를 쉰 뒤 3일간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정지훈은 “체력이 크게 문제 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기 후에 컨디션 관리를 하기에도 시간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젠지는 BLG와 외나무다리에서 대결한다. 지면 바로 짐을 싸야 한다. 정지훈은 “우리가 T1을 이길 경기력을 갖췄다면 자연스럽게 패자조 상대를 전부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BLG에 진다면 우리가 대회를 잘 준비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아쉬워할 자격이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동시에 커리어 첫 MSI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정지훈은 “첫 MSI여서 그런지 대회를 치르는 게 재밌다. MSI 참가는 쉽지 않은 일인 만큼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난다”면서 “잘 연습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런던=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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