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네 감독의 인터밀란, 13년 만에 챔스리그 결승 진출
인터밀란이 ‘밀라노 더비’에서 라이벌 AC밀란을 꺾고 1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시모네 인자기(47) 감독이 이끄는 인터밀란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22~23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29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결승 골을 넣었다. 지난 11일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인터밀란은 1, 2차전 합계 3-0으로 결승에 올랐다. 인터밀란과 AC밀란은 홈구장을 함께 쓰는 밀라노 지역 라이벌이다.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건 2009~10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인터밀란은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꺾고 우승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와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더해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던 시즌이다. 이탈리아 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건 2017년 유벤투스가 준우승한 이후 6년 만이다.
인터밀란의 시모네 감독은 현역 시절 세 살 터울의 형 필리포(50)의 그늘에 가린 공격수였다. 그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라치오의 간판 골잡이로 전성기를 보냈지만, 명문 AC밀란의 레전드 공격수였던 형 필리포를 넘진 못했다.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을 자랑했던 필리포는 ‘천재 골잡이’로 불렸다. 필리포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맹활약했지만 동생 시모네는 A매치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는 평생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듣고 살았다. 39세까지 선수로 활약했던 형과는 달리 시모네는 34세에 은퇴했다.
하지만 시모네는 지도자로서 역전에 성공했다. 2011년 은퇴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라치오를 거쳐 인터밀란 감독을 맡아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단단한 수비와 투톱 전술로 잇따라 상대 팀을 제압했다. 강한 카리스마로 스타군단 인터밀란 선수들을 장악했다. 형 필리포는 지도자로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필리포는 성적 부진으로 AC밀란, 볼로냐(이탈리아) 등에서 잇달아 경질당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선수 시절 시모네 인자기는 항상 형 필리포의 그늘에 가렸다. 하지만 그는 지도자로서 과거를 극복했다. 시모네에게 존경을 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챔스리그 결승전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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