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협상 발목 잡힌 바이든, 순방 일정 단축…호주 쿼드회의 무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가 16일(현지시간)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성과 없이 회담이 종료됐다.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단축돼 오는 2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예정이던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가 취소됐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1시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 입장 차는 여전히 크지만 이번 주말까지 한도 상향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재정지출 감축과 부채한도 상향에 대해 양측 입장은 “멀찍이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회담 후 배포한 결과 설명에서 의회와의 회동은 “생산적”이었다며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아직 남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책임 있는 초당적 예산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데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공화당과 부채한도 문제를 직접 협상할 참모로 셜랜더 영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 등을 지정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는 오는 21일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의회 지도자들과의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19∼21일 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고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뒤 대중(對中) 견제를 위한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마지막 순방지인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자 파푸아뉴기니·호주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미 재무부는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 1일 연방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 없이는 쿼드 정상회의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연기하게 된 것을 사과했다”며 “빠른 기회에 호주 방문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모두가 이번 주말 히로시마 G7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기간에 함께 모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인도는 G7 회원국이 아니지만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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