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부채협상 타결 기대에 장초반 상승세

뉴욕=조슬기나 2023. 5. 1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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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7일(현지시간)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 합의에 도달해 채무불이행(디폴트)만은 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장초반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33분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5포인트(0.33%) 오른 3만3120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포인트(0.34%) 상승한 4123선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포인트(0.28%) 높은 1만2378선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S&P500지수에서 헬스,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 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다. 에너지, 임의소비재의 오름폭은 1%를 웃돌고 있다. 개장 전 실적을 공개한 타깃은 전장 대비 1.7%이상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부진했던 홈디포도 2%이상 반등했다.

지역은행주들도 치솟았다. 웨스턴얼라이언스 방코프는 예금성장률 공개 이후 12% 뛰어 이러한 지역은행주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팩웨스트방코프는 6%, 자이온스는 8% 올랐다. SPDR S&P지역은행 ETF도 3%이상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전기차기업 테슬라는 전날 오후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사임 루머를 일축하고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3%이상 상승 중이다. 원리조트는 바클레이스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후 6%이상 뛰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투자자들은 백악관과 공화당 간 부채한도 상향 관련 논의를 주시하며 신중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지도자 간 2차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으나, 양측이 '디폴트만은 없다'는 강한 협상 의지를 내비치며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는 "부채한도 관련 뉴스가 점점 더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도 시장이 중립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전 경제매체 CNBC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결국 우리는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끝내 대통령이 협상에 동의하도록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이제 우리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 의지를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예정된 해외 순방 일정까지 단축한 상태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역시 같은 날 스쿼크박스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어제는 매우 긍정적인 회의였다"며 "차분했다. 논의는 솔직했다. 나는 향후 1~2주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공화당에서 요구한 연방정부 복지 프로그램의 근로 요건 강화 제안에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양측 참모진은 현재 코로나19 예산 회수, 에너지 프로젝트 허가 절차 간소화, 정부 지출 상한 설정 등의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논의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초 디폴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현금이 모두 소진되는 X-데이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증시 급락 등 여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른다. 미국 재계 최고경영자(CEO) 140여명은 전날 공개 서한을 통해 정치권에 부채한도를 신속하게 상향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상원이 메모리얼데이로 오는 22~29일 휴회도 앞두고 있어 시한마저 촉박하다. 현재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것에 대비해 민주당이 부채한도 상향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바로 표결하기 위한 비상계획도 마련 중이다.

JP모건은 "매카시 하원의장이 주말까지 합의 가능성을 말했지만, 실제 일정은 메모리얼 데이를 앞둔 다음 주말까지일 수 있다"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증시는 좁은 범위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공개된 미국 4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2.2% 증가한 140만건(연율)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40만건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142만건으로 전월보다 1.5% 줄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4%선으로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12%선으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4% 오른 102.9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는 0.31% 올랐다. 영국 FTSE지수는 0.33%, 프랑스 CAC지수는 0.04% 하락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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