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주루사에 4번타자 침묵…삼성, ‘한 끗’ 모자랐다

송경모 2023. 5. 1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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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역전승 문턱에서 좌절하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KIA 타이거즈의 허술한 뒷문을 흔들며 1점 차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무리한 주루가 찬물을 끼얹었다.

4연패에 빠진 7위 삼성은 6위 KIA에 두 경기 차로 뒤지게 됐다.

7대 3으로 4점 차 뒤진 상황에서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한 KIA 뒷문을 제대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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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투수 윤영철이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역전승 문턱에서 좌절하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KIA 타이거즈의 허술한 뒷문을 흔들며 1점 차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무리한 주루가 찬물을 끼얹었다. 4번타자 구자욱의 침묵도 뼈아팠다.

삼성은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서 7대 6으로 패배했다. 4연패에 빠진 7위 삼성은 6위 KIA에 두 경기 차로 뒤지게 됐다.

삼성으로선 승리가 절실했다. 중위권 재도약을 위해 연패를 벗어나는 게 급선무였다. KIA 상대 천적 관계도 청산할 필요가 있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졌기 때문이다.

KIA 선발 윤영철의 호투에 막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던 삼성은 6회 3점을 만회하며 물꼬를 텄다. 이후 달아나는 점수를 내줬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7대 3으로 4점 차 뒤진 상황에서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한 KIA 뒷문을 제대로 흔들었다. 안타와 야수선택,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유격수 박찬호가 이재현의 평범한 땅볼을 뒤로 빠뜨렸다.

이재현의 도루로 만들어진 2, 3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점수는 7대 6. 게다가 송구 빈틈을 틈타 피렐라가 2루에 안착하며 1사 2루 득점권이 마련됐다. 분위기는 삼성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문제는 마지막 ‘한 끗’이었다. 정해영을 구원 등판한 최지민을 상대로 구자욱이 2루 땅볼을 때렸는데, 피렐라가 무리하게 3루 진루를 시도하다 2루수 김규성의 송구에 잡혔다. 2사 3루가 돼야 했을 상황은 2사 1루로 변했고, 강민호의 유격수 땅볼을 마지막으로 삼성의 희망은 완전히 사라졌다.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주루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3점을 낸 6회말에도 지나친 적극성이 역효과를 냈다.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2루 주자 이재현이 KIA 전상현의 얕은 폭투 때 3루로 뛰다 횡사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직후 강민호의 우전 안타 때 득점을 노려볼 수 있었기에 더 아쉬운 판단이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4번타자 구자욱의 침묵도 발목을 잡았다. 1회와 3회, 6회, 9회까지 5번의 타석 중 4번이 주자 득점권 상황이었는데 매번 범타에 그쳤다.

KIA 고졸 신인 윤영철은 5⅓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 하는 호투로 프로 2승째를 챙겼다.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투구 수가 다소 늘어났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과 맞혀 잡는 투구를 통해 고비를 넘기면서 개인 최다 이닝·최다 투구 수 기록을 새로 썼다.

불펜에선 임기영과 최지민이 빛났다. 임기영은 안타를 1개만 허용하며 7~8회를 삭제했다. 최지민은 9회 동점 위기에서 급히 등판해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타선에선 황대인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멀티 히트·멀티 타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박찬호는 3안타를 몰아쳤다.

다만 깔끔한 승리는 아니었다.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황대인과 박찬호는 수비에서 나란히 실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실책을 저질렀다. 주전 마무리 정해영은 잦은 출루 허용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구=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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