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앞 울먹인 '분신' 건설노동자 형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김성욱, 이희훈 기자]
▲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 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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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 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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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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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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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형 양회선씨가 동생을 위한 편지를 읽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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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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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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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는 이날 오후 검은 상복을 입고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차려진 민주노총 집회 무대에 올랐다. 건설노조는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전날부터 1박 2일간 총파업을 벌였다.
양씨는 "동생이 2월부터 받아온 세 차례의 소환조사와 휴대폰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그 고통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며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도,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버틸 수 있는 힘도, 다 무너지고 말았다"라고 애통해했다.
양씨는 이틀째 일당을 포기한 채 상경해 거리에서 노숙하며 시위를 벌인 건설노동자들을 향해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후에 동생을 만나면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고 얘기하겠다"라며 울먹였다.
앞서 양 지대장은 노동절인 지난 1일 강원도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 단체교섭 등 노조활동의 일환으로 건설사에 조합원 고용과 노조 전임자를 요구한 것이 '공갈' 혐의를 받아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상황이었다. 양 지대장은 분신 하루 만인 지난 2일 숨졌다.
유가족과 노조는 양 지대장 사망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와 윤희근 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보름이 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양 지대장이 사망한 이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을 공식화했다.
다음은 양회선씨가 이날 무대에 올라 양 지대장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기록한 것.
▲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형 양회선씨가 동생을 위해 쓴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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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동생, 회동아. 2023년 4월 26일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너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공갈 이라고 적시된 구속영장 청구, 5월 1일 영장실질심사 당일까지 괴롭고 억울하고 수치스럽고 심경이 얼마나 복잡했을까.
5월 1일 이른 아침. 평소와 똑같이 아이를 안아주고 다녀온다고 집을 나섰다가 다시 돌아와 서류 빠진 것 있다고 들어와서 아이를 한 번 더 보고 집을 나섰을 때 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쌍둥이 딸, 아들이 학교 가기 전 아빠에게 우린 아빠 믿어요, 힘내요. 그 문자 확인하고도 가족과의 이별을 멈추지 않고 그 길을 선택했는지. 비통한 마음뿐이다.
▲ 정부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씨의 아내가 힘겹게 서서 자신의 손을 가지런하게 모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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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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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가족을 끝까지 지키고 살아야 한다고. 큰 아픔을 알기에, 가족에 대한 애착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지. 너 역시 힘든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는 없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터인데.
2월부터 받아온 1차, 2차, 3차 세 차례의 소환조사와 휴대폰 압수수색, 구속 영장 청구, 그 고통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도,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버틸 수 있는 힘도, 다 무너지고 말았구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억울함, 창피함을 호소하면서 억울하게 구속되신 분들 풀어주고 일하는 노동자가 떳떳하게 사는 세상 만들어주세요, 하고 부탁했지.
지금도 먼저 떠난 네가 밉고, 안타깝고 침통한 마음뿐이라. 너의 마지막 모습 형에게 다 보여주고 떠난 후, 며칠 전엔 꿈 속에서 회동이 너의 그 처참했던 모습 속에서, 어릴 적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천진난만한 모습도 어렴풋이 뵈고, 세례 받고 우리 이제 천사 가족이 되었다고 웃었던 그 모습도 스치듯 지나가더구나. 힘든 고통을 이겨내려는 내 마음인지도 모르지만.
너무나도 소중했던 내 동생 미카엘. 먼 훗날 우리 서로 만나서, 네가 형에게 썼던 마지막 글, 형님, 걱정 끼쳐서 죄송합니다. 누나들한테도 미안하다고 꼭 전해주세요. 만나면 형이 너에게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못난 형이 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하지만 너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노력했었다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다고 꼭 얘기해줄게. 사랑한다, 내 동생.
▲ 정부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씨의 아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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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모여 '양회동열사 염원실현, 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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