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바로 세워 한국교회·세상의 변화 이끌어낸다

이동희 2023. 5. 1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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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목회자들의 코치 석정문 그린오션코칭연구소 대표
석정문(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인 선교사를 대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코칭’ 세미나를 열었다.


그린오션코칭연구소 석정문(76) 대표는 목회자들의 코치다. 그를 만나 매달 한 번씩 자신의 사명과 비전을 점검하고, 스스로 세운 목표에 따라 실행에 옮기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국내외에 50여 명에 달한다. “석 대표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달 8차례 코칭세미나를 인도하고, 30명의 목회자들을 일대일로 코칭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면이 불가능한 코로나 기간에는 줌으로 세미나가 진행되면서 사역이 더 확장됐다. 부산에 회의차 방문한 석 대표를 지난 12일 부산역에서 만났다.

석정문 그린오션코칭연구소 대표


석 교수는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와 캔사스시티, 그리고 내쉬빌에서 14년간 한인교회를 섬겼다. 이후 미국 남침례교단 선교 전략가로서 15년간 목회자 대상의 목회 자산 평가훈련, 교회개척 훈련, 목회멘토링 및 교회 개발 성장 훈련을 지도해 왔다. 이 기간 동안 ‘당신의 교회를 그린오션으로 가게 하라’ ‘당신의 목회를 그린오션으로 가게 하라’를 출간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미국 미드웨스턴 신학대학원(MBTS) 박사 과정에서 코칭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목회자 훈련 전문가였던 그는 2011년 은퇴할 무렵 코칭을 접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동안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목회자 건강 진단’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많은 목회자들을 멘토링했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여겼던 부분의 답을 찾은 것이다.

그는 “교단에서 선교 전략가로서 15년간 2000명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훈련하면서 많은 목사를 만났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며 도왔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이 목회를 잘하도록 근본적으로 돕기에는 부족했다”며 “그러나 코칭은 코치가 가르치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피코치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도록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기에 사람들이 변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목회 영역에 꼭 필요한 사역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미국에서 ‘GO Thrive Coaching’을 설립하여 4년간 목회자 대상으로 코칭했다. 미국에서는 20여개 주 25개의 한인교회에서 코칭세미나와 일대일 코칭이 진행되고 있다. 석 대표는 2014년 ‘한국교회에 코칭을 알려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맨땅에 헤딩하듯 코칭 사역을 시작했다. 전국 어디든 쉽게 다니고자 대전에 사무실을 둔 석 대표는 주초에는 서울~대전, 주말에는 대전~신태인을 오가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 그린오션코칭연구소에서는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자신을 변화시키는 코칭세미나’와 다른 사람을 코칭하기 위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코칭세미나’, 그리고 코치와 피코치가 1년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일대일코칭까지 한 코스로 진행된다. 그는 이를 기존의 코칭과는 다른 ‘GO코칭’(그린오션코칭)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의 꽃은 코치와 피코치가 1년간 만나는 일대일코칭이다. 석 대표는 “코칭세미나 후에 피코치는 자기 자신의 사명과 비전을 세우고 목표와 실행전략을 짠다”며 “자신의 삶의 청사진을 그린 후에 한 달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나누는데, 그 과정에서 피코치의 잠재력이 개발된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이 개인의 삶의 변화와 성장에 강력한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사마리아 여인 한 사람의 변화가 동네를 변화시키듯이 오늘날 성도 한 사람의 변화는 교회를 변화시키는 힘”이라며 “이 힘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때 한국 교회는 변화되고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종 제자훈련과 GO코칭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석 대표는 ‘사람을 세운다’는 면은 같지만, 진행되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제자훈련이나 GO코칭 모두 하나님의 사람을 훈련해서 세우고, 그 사람이 또 다른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일은 같다”며 “약간의 차이라면 제자훈련은 인도자 중심의 설명과 주입식 교육, 학습에 집중된 지식 전달로 사람을 세우는 경향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2019년 석 대표로부터 1년간 코칭을 받은 담임목사가 성도들을 대상으로 일대일코칭을 하고, 목사로부터 코칭 받은 성도들이 또 다른 성도를 코칭하는 교회들이 세워지고 있다.

석 교수는 “지난 3~4년 GO코칭의 결과 목회자가 코치로 성도를 코칭하면서 성도들 삶에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있다”며 “한 70대 집사님은 항암을 하면서도 일대일코칭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세운 목표와 실행전략대로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투병생활을 이겨내는 힘이었다면서 완치 소식과 함께 다른 사람을 코칭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와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선교지에서도 코칭 사역이 열매를 맺고 있다. 석 대표는 지난주 4월 18일부터 5월 4일까지 인도네시아의 폰티아낙과 태국의 치앙마이와 메아이 지역을 돌며 선교사들을 격려했다. 인도네시아지역에서는 현지인 대상 코칭세미나가 열렸다.

그는 “저와 일대일코칭을 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현지인을 일대일코칭하며 그들을 동역자로 세우는 현장을 보고 왔다”며 “현지인들이 또 다른 현지인들을 5세대까지 일대일로 코칭하는 성장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석 대표가 한국으로 온 지 꼭 9년째 되는 해다. 오는 22일부터 서울 동대문구 동일침례교회(정헌철 목사)에서 서울·경기지역 목사를 대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코칭’ 세미나를 시작한다. 또 다음달 27일에는 그간의 성과와 경험을 한국교회에 알리기 위해 제1회 목회자 코칭 컨퍼런스를 연다.

석 대표는 “누구에게나 코치가 필요하고, 코치가 있다면 성장할 수 있다”며 “한국 교회에 부모가 자녀를 기르듯이(살전2:7) 코치가 피코치를 든든하게 세워가는 일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이동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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