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 수교 60주년 맞아 안보 이어 경제·인적 협력 확대(종합)
안보 의지 다지며 트뤼도 총리, '담대한 구상' 지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부터 워킹홀리데이 확대 성과
윤석열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의 협력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국방과 안보는 물론 핵심광물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관리와 문화·인적 교류 분야는 실질적인 성과도 나왔다. 두 정상은 평화·민주·정의를 위한 연대, 지속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한 연대, 인적 유대를 위한 연대, 미래를 위한 연대를 다짐하는 등 양국 우호관계의 강력함과 깊이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트뤼도 총리와의 한·캐나다 정상회담 직후 이같은 양국의 협력 의지를 담은 '대한민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가치·우선순위 진전에 뜻 모아… 트뤼도 "담대한 구상에 지지"
윤 대통령은 성명문을 통해 양국이 19세기말부터 인적 유대를 형성한 뒤 한국전쟁에서 이를 강화했고 60년 간 상호 대사관 수립,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과학기술혁신 협정 체결 등 꾸준히 연대해 온 점을 강조했다. 캐나다는 6·25전쟁 군인 2만7000명을 파병한 미국, 영국에 이은 3대 참전국이기도 하다.
특히 두 정상은 양국이 유엔·주요 20개국(G20) 협의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포함한 다자, 역내 무대에서 공동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함께 진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또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민주주의, 자유 인권, 양성평등 증진 수호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고 다양한 기구와 이니셔티브에서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에 대한 일환으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통일·번영된 한반도 실현을 위한 한국의 담대한 구상 목표에 지지를 표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제 이행 감시를 위한 노력, 역내 다국적 해상 작전에 대한 캐나다의 참여와 해군활동 확대를 약속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트뤼도 총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북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및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규탄하며, 북한이 장기적 평화, 안보 및 번영을 위해 나아가는 지속 가능한 방안으로서 비핵화 대화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북한 내 인권 침해와 복지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은 "북한 인권을 보호 및 증진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북한 주민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며 국제사회와 공조 하에 러시아의 심각한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정치, 안보,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서 제공해 나가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워킹홀리데이 연간 인원 제한 확대… 문화·인적 교류 물꼬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국방과 안보 외 문화, 인적 교류 확대도 눈에 띈다. 우선 청년교류 활성화를 위해 워킹홀리데이 연간 인원 제한을 3배로 늘렸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간 쿼터는 기존 4000명에서 1만2000명으로 확대된다. 기존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전면 개정한 '청년교류 MOU'를 체결한 것으로 연령 상한도 기존 18~30세에서 18~35세로 조정했다.
핵심광물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양국은 첨단제조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공급망과 함께 청정에너지 전환, 에너지 안보 전반에 이르는 포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니켈 등 핵심광물 생산국인 캐나다와 협력을 추진해 우리 기업의 청정에너지 분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2 고위급 경제안보 대화'의 발전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양국은 전날 한-캐 외교·산업 2+2 대화를 열고 경제안보 현안 대응을 위한 고위급 소통 채널 운영에 나섰다. 이에 맞춰 양국은 고위급 대화체를 통해 경제안보 정책에 관한 평가를 공유하고 공급망과 청정에너지 협력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추진을 환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캐나다가 이른 시일 안에 IPEF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국과 논의해서 적극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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