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 때 비대면 진료 받을 수 있게 된다…소아 환자는 "추가논의"
정부가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단계 하향으로 종료될 예정이던 비대면 진료를 시범 사업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진료 대상을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하되 거동불편자나 섬ㆍ벽지 환자 등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일부 환자에 한해 초진일 경우에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방침이다.
6월부터 '재진'일 때만 비대면 진료 가능…일부 예외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단계 하향(심각→경계)이 예고되면서 ‘심각’ 단계에서만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종료될 상황에 놓이자 이런 내용의 시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 논의가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소위 단계에서 멈춰있자 법 개정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시범 사업 형태로 제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감염병 위기 상황이던 지난 3년간은 첫 진료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재진일 때만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고혈압ㆍ당뇨ㆍ정신 및 행동장애ㆍ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대면 진료 이력이 있을 경우, 기타 질환자는 30일 이내 해당 의료기관에서 대면 진료한 후 의사가 비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가능하다.
의료 취약계층은 초진 때도 가능…소아 환자는 “추가 논의”
복지부는 이날 열린 사전설명회에서 18세 미만의 소아 환자의 경우도 의료 공백을 우려해 휴일이나 평일 야간(오후 6시~익일 오전 9시)에 한정해 초진이어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시각 열렸던 당ㆍ정 협의를 마친 직후에 “소아 환자 초진에 대해선 추가 의견을 수렴해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의료계 내부에서 의사소통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소아 환자의 초진 허용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약은 본인·대리 수령 원칙
진료 방식은 기존처럼 화상 진료를 원칙으로 한다. 화상 통신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나 스마트폰이 없는 환자는 일부 예외로 음성 전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문자로는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없다.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송부한다. 의약품 수령은 환자와 약사가 협의해 본인 혹은 보호자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등에 대해선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비대면 진료 시 약 배송이 가능했으나 약사 단체가 시범 사업에서 약 배송 허용을 반대하자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비대면 진료라고 해도 의사는 반드시 진료실에서 환자를 봐야 한다.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이나 배달 전문 약국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수가(의료행위의 대가)는 기본 진찰료와 약제비에 시범사업 관리료를 가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복지부는 이달 중 관련 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과 의료기관, 약국 모두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음 달 1일부터 8월 말까지 3개월간 계도기간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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