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만원 거래에 수수료만 55만원”...금감원, 해외 투자 주의 당부

(매경DB)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인 ‘서학개미’의 민원이 증가하자 금융감독원은 5월 17일 해외 주식 투자 시 투자 위험성과 매매 수수료 등에 대해 주의하라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해외 주식 투자 시 결제 지연 등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외화 증권매매 계좌 약관에 기재된 위험성과 증권사의 책임 범위에 관한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일부 국가의 경우 거래당 최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증권을 통해 런던거래소 상장 주식을 매매하던 김 모 씨는 10영업일간 565만원 매수, 320만원 매도 결과 거래 수수료가 55만원(건당 25파운드)이 부과됐다며 민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A증권사는 다른 증권사 대비 2.5배 높은 최소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거래가 많지 않은 국가의 주식 거래의 경우 일부 증권사는 매매 금액의 일정 요율이 최소 수수료보다 적을 경우 거래당 최소 수수료를 부과한다.

금감원은 주식배당이나 주식분할, 주식병합 등 권리 내역이 발생한 해외 주식 종목이 현지 거래소에서 거래 중이라도 국내에서 권리 내역 반영에 시간이 걸려 매매가 제한될 수도 있다는 점도 유의할 것을 요청했다.

김 모 씨는 B증권을 통해 NYSE(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종목을 시장가 매도 주문으로 접수했지만 거래가 멈춰 체결되지 않았다. 김 모 씨는 정상화 이후 최초 주문 시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에 보상을 요구했다. 금감원이 사안을 확인할 결과 NYSE에서 해당 종목에 대한 ‘트레이드 홀트(5분간 정지)’가 여러 차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확인돼 민원은 기각됐다.

금감원은 서학개미들이 늘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후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투자가 크게 늘면서 외화증권 결제액이 2020년 3234억달러에서 2021년 4907억달러로 늘었다. 주식 투자 열기가 다소 사그라든 지난해도 3755억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