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수사, 1년반 만에 급물살…박영수 소환 임박

김민중 2023. 5. 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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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6일 박영수 당시 국정농단 특별검사가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50억 클럽’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의혹의 한 축인 ‘50억 클럽’ 사건. 2021년 10월 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50억 클럽 멤버 6명의 실명을 공개한 후 1년 7개월여 만에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주요 수사 대상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전날 박 전 특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와 관련해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다른 50억 클럽 멤버이자 이미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금융회사의 수장들을 압수수색한 건 수사 착수 이후 처음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대로 이 전 행장과 김 전 회장 등을 소환 조사한 뒤 박 전 특검 등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文정부 검찰 부실·편파 수사 탓 장기화”


현재 검찰 수사팀 안팎에선 사건 초기 수사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문재인 정부 시절의 1기 수사팀이 부실하게 수사하는 바람에 2기 수사팀이 사실상 재수사를 했고, 그래서 수사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50억 클럽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대장동 사건의 본류인 특혜 의혹(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부터 탄탄하게 이뤄져야 했는데, 그것부터 ‘날림’이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기 수사팀은 2021년 11월까지 배임 혐의에 대해 민간사업자 측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또 1기 수사팀은 2021년 11월까지 50억 클럽 멤버 가운데 박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에 대해 현재 검찰에선 “50억 클럽 의혹의 기반이 되는 배임 혐의조차 규명하지 못 한 상태에서 섣불리 피의자를 불러 수사정보만 노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정권 교체 후 지난해 7월 출범한 2기 수사팀은 올해 3월까지 ‘윗선’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배임 혐의 규모도 ‘651억원 α’에서 4895억원으로 구체화했다. 본류 수사가 일단락된 시점부터 50억 클럽 의혹 수사가 제대로 진행됐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 내에선 “1기 수사팀이 부실 수사뿐만 아니라 편파 수사를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1기 수사팀은 지난해 2월 50억 클럽 멤버 중 당시 야권 인사였던 곽 전 의원만 구속기소했는데, 올해 2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한 법조인은 “부실 수사 와중에 당시 야권 인사만 흠집 내기 위해 섣불리 기소한 결과가 아니냐”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23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뉴시스


이처럼 금융회사 수장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가 붙는 데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50억 클럽 수사에 갑자기속력을 내는 게 아니다”라며 “새 수사팀이 출범한 후 자금추적을 바탕으로 본류 수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50억 클럽 의혹 수사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특검과 곽 전 의원은 김만배씨 주도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기에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성남의뜰에 참여하게 하고 또 이탈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 대가로 박 전 특검은 추후 200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 등을 받기로 약속했고, 곽 전 의원은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본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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