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국민 77% 찬성? "이건 여론 조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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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환경부가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사람이 그동안 '애물단지'로 도마 위에 올랐던 4대강 보를 찬성한다? 많은 언론들이 이를 받아 적었고 주요 포털에 도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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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기자]
▲ [오마이TV] [환경새뜸] “윤석열 최대 지지기반, 영남인은 불안”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인터뷰 ⓒ 김병기 |
"4대강 보 인근 주민 약 87% '보 적극 활용해야"
16일 환경부가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사람이 그동안 '애물단지'로 도마 위에 올랐던 4대강 보를 찬성한다? 많은 언론들이 이를 받아 적었고 주요 포털에 도배됐다. 과거 여론조사 결과와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왜일까?
환경부는 지난 4월 18~23일 보 인근 주민 4,000명, 일반 국민 1,000명 등 총 5,000명을 대상으로 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 일반 국민은 77%, 보 인근 주민은 87%가 보를 적극 활용하는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발끈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환경부의 여론 호도용 설문조사"라면서 "윤석열 정부 환경부가 4대강을 MB 시대로 돌리려는 비겁한 꼼수"라고 규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과거 설문조사의 과정과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적시했다.
"2018년 조사에선 보 개방 의견이 더 높았다. 보 개방 확대에 대해 일반 국민 54.1%, 수계 주민 55.3%, 보 지역 주민 56.6%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대는 각각 9.8, 5.9, 8.9% 수준이었다. 2018년 여론 조사는 설문조사 기획부터 민간 전문가들이 철저히 중립적 관점에서 참여해 설문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했다."
사실 이번 여론조사는 '4대강 보'의 활용을 전제로 실시됐다. 환경부가 공개한 설문지에 그 이유가 나와 있다. 본격 질문에 앞서서 응답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4대강 보 활용 계획을 열거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물 부족으로 광주․전남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이 예년 대비 50% 밖에 되지 않는 등 지난해부터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가뭄 총력 대응을 위해 댐과 댐을 연계하고, 농업 용수를 생활용수로 대체해서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뭄 등 물 위기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뒤이은 첫 질문은 "귀하께서는 이처럼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그간 감사원 감사 결과와 전문가들의 과학적 평가 결과, 4대강 보는 가뭄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4대강 보가 가뭄에 효과가 있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략적 주장을 과학적 사실인 양 적시했다.
이런 왜곡된 유도성 설문 문항도 문제이지만, 4대강 보 존치를 반대하는 성향을 가진 응답자들을 사실상 배제한 채 진행된 조사로밖에 볼 수 없다. 사전 설명과 첫 질문을 듣고 전화를 끊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낙동강 네트워크도 "환경부는 어설픈 설문조사로 여론을 호도하는 정치공학적 작태를 멈추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답을 미리 정해둔 기획조사"라면서 "특정한 답을 목표로 기획된 설문조사이다, 환경부가 어떻게 국민혈세를 투입해서 이런 설문조사를 진행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오마이TV는 낙동강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인 정수근 씨를 이날 전화로 인터뷰했다. 정 처장은 "윤석열 정부의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인들은 녹조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지지자들의 상황은 무시한 채 4대강 보를 이용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 http://omn.kr/1zb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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