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0병 팔린다…'편의점 대표와인' CEO "韓 성장속도 주목"
“2005년 ‘옐로우 테일’을 한국에 출시해 10년 만에 누적 300만 병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8년 후인 올해 1000만 병을 돌파했죠. 한국은 현재 전 세계 와인 시장의 2%를 차지하는 작은 시장이지만, 성장 속도 면에서 주목도가 높습니다.”
호주 와인 브랜드 옐로우 테일의 존 카셀라(64) 대표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옐로우 테일은 호주 와인 기업 ‘카셀라 패밀리 브랜드’에 속해 있다.
옐로우 테일은 국내에선 병당 평균 1만원대 중반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로 편의점에서 팔린다. ‘노란색 꼬리가 인상적인 왈라비가 그려진 와인’으로 통한다. 말 그대로 ‘가성비’ 와인의 대표주자다. 지난 18년간 1000만 병이 팔렸으니 월평균 4만7000병, 일평균 1500병꼴이다.
옐로우 테일을 소유한 카셀라 와이너리는 호주에서 손꼽히는 대형 와이너리다. 호주 와인 전체 수출량의 17%를 차지하며, 한해 20만t 이상의 포도를 사용한다. 매년 5억 호주달러(약 44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카셀라 대표는 “저렴하고 품질 좋으면서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옐로우 테일의 인기 비결에 대해선 “가장 저렴한 와인이라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충분한 가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와인을 통틀어 재구매율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69년 창업한 카셀라는 2001년 옐로우 테일을 론칭하면서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자기가 마신 와인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쉽게 와인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해 이 같은 친숙한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카셀라 대표는 “와인병에 노란색 컬러를 담고, 동물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은 당시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다”며 “앞으로도 와인 업계의 혁신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2021년 국내 출시된 ‘옐로우 테일 퓨어 브라이트’는 카셀라의 혁신성을 반영하는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를 기존보다 25%, 칼로리를 20% 줄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저도수 와인이다. 아직 국내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저도, 저칼로리 주류 트렌드에 맞춰 보다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와인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중이다. 지난 2014년에는 남호주 바로사 지역의 프리미엄 와이너리 ‘피터 르만’을 인수했다. 바로사 지역은 ‘펜폴즈’ 등 호주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내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피터 르만은 이런 바로사 지역의 현재 명성을 만든 살아있는 전설이자,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피터 르만 멘토’라는 제품이 스승의 날 선물용으로 특히 유명하다.
카셀라 대표는 “옐로우 테일 등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과 함께 피터 르만의 마스터스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도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차별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르만의 상위 등급 와인인 마스터스 시리즈는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이날 국내에 출시됐다. 기존에도 선보였던 피터 르만 멘토를 비롯해 에잇송즈, 마가렛 등의 제품까지 총 5종이 약 6만원대로 팔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와인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와인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더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014년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15% 관세가 철폐되는 등 다른 지역 대비 빠르게 한국 시장에 안착한 호주 와인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알렉산드라 씨들 주한 호주 부대사는 “한국은 최근 2년간 호주 와인 수입량이 급격히 늘며 호주 와인의 10번째 수입국으로 급부상했다”며 “약 2500개의 와이너리에서 쉬라즈·샤도네이 등 100여 종의 와인을 생산하는 호주 와인의 다양성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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