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래기업포럼]"기술 종속 안돼…초거대AI 경쟁력 키워야"

강나훔 2023. 5. 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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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최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서 하정우 네이버 AI연구소장이 Chat GPT시대, 초거대 AL 우리의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에 '기술 종속'이 됐을 때 국가 단위에서조차 글로벌 빅테크를 관리하기 쉽지 않게 됩니다. 우리나라만의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놔야 합니다."

하정우 네이버 AI연구소장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아미래기업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 소장은 "구글이 앱 생태계를 완전히 장악하고 나서 우리는 '앱 통행세 인상'이라는 것을 겪어봤다"라며 "지금은 글로벌 빅테크가 (생성형 AI) 서비스 퀄리티를 담보해 준다고 하지만, 시장 장악이 끝났을 때 그것을 보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거대 AI 기술력을 우리 스스로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네이버, 카카오, SKT, KT 국내 기업 모두 함께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소장은 한국어 기반의 초거대 AI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오픈AI는 최근 브랜드 정책을 발표하며 'OOOGPT'를 사용하지 말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AI 기술 패권전쟁이 시작된 것"이라면서 "지금 영어 기반의 초거대 AI를 한국어로 바꿔 사용하면 4.5배의 비용이 더 든다. 각 언어별 초거대AI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 소장은 "네이버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한국어 중심, 영어도 잘하는 초거대AI"라며 "건설, 법, 공공, 금융 등 다양하게 전문화된 초거대 AI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주최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서 하정우 네이버 AI연구소장(왼쪽부터)을 좌장으로 김광섭 카카오브레인 CTO, 김영준 SKT에이닷 추진단 담당,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이 생성 AI국내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강연 직후엔 하 소장을 좌장으로 '생성 AI 국내 대응 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김광섭 카카오브레인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영준 SK텔레콤 에이닷 추진단 담당(부사장),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이 함께 했다.

토론자들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6개월간 AI 개발 중지' 이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이 이슈는 일론 머스크 등 1000여명의 첨단 기술 기업 최고경영자와 연구자들이 AI가 초래할 위험성을 지적하며 개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촉발됐다. AI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개인정보 침해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개발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배 소장은 "사용자 입장에서 현재 AI의 발달이 최근 1~2년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일이라고 느껴지겠지만 실질적으로는 AI에 기반되는 기술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쌓아져 온 것"이라며 "특정 나라가 그만두자 해도 전세계적 움직임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개발에서 윤리적인 것, 법률적인 것들을 다 챙겨야 하지만, 기술적 발전을 멈추면서 챙기기 보단 '달리는 차'에서 기술 발전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CTO는 "최근 경량화된 모델에서도 많은 데이터를 통해서 큰 모델과 버금가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도 굉장히 인상적인 결과들을 빅테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쏟아내고 있다"라며 "몇몇의 경쟁사만의 동참으로 6개월간의 개발 중지가 실효성 있는 효과를 낼 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부사장도 "개발을 6개월 멈춘다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6개월은 이슈화 해서 합의를 이루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기술의 발전 빠르니까 사회적으로 오용에 대한 것들 합의를 이루자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우리나라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 소장은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같은 수준의 노력을 했을 때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며 "기업들이, 연구자들이 개발에 있어 힘들어 할 만한 것이 있으면 선제적으로 찾아 없애면 좋겠고, 달리는데 장애가 되는 '모래주머니'같은 불합리한 제도들도 없애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도 "빅테크로부터 한국어 데이터를 지키자는 마인드보다는 한국 기업이 세계로 나가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이 큰나라가 아니어서 비싼 비용을 가진 기술을 만들어 적용하기엔 ROI가 안나온다. 우리가 글로벌로 잘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돕는 것이, 그래서 시장의 크기를 키워나가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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