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전수조사' 압박하는 정의당…"왜 자꾸 돌아가나"
추가 거래 드러나면 논란 당으로 확대 우려
국회 정무원회에서 17일 국회의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한 가운데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정보제공동의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정의당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에도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다만 이 결의안이 실제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전수조사를 통해 다른 의원들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거래 내역이 드러나면 코인 문제가 김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의 문제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가장 빠른 본회의는 오는 25일인데, 본회의에 상정된 결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효력을 얻는다.
정의당은 이보다 하루 앞선 16일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향해 가상자산 관련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결의안 채택은 잘했다"면서도 "거대 양당이 의총을 열어 전수조사를 결의하고 실행하면 간단하게 처리될 일인데 왜 자꾸 돌아가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전방위 로비설까지 나오는 마당에 하루라도 빨리 국회의원들의 가상자산 거래실태를 파악하고, 의혹이 드러난 의원들에 대해서는 추가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전수조사에 대해 자꾸 다른 조건을 붙이는 것은 뭔가를 감추려는 것으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역시 "양당이 전수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16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과 인터뷰에서 "빨리 전수조사를 하고 사적 영리의 시간을 많이 보낸 의원들에 대해서 징계해 국회의원의 본령이 뭔가에 대해서 분명하게 헌법과 국회법이 정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전수조사하라고 하면 국민의 명령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걸 비껴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다만 물타기 수단은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의 발언은 만약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코인 보유 및 거래내역이 드러날 경우 김 의원 논란이 희석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전수조사에 응하는 것보다 김 의원과 민주당을 향한 도덕성 공격을 이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 투자 논란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도덕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민주당 역시 전수조사가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전수조사에서 당내 다른 의원들의 코인 보유 및 거래내역이 드러나면 국회 윤리특위 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는 김 의원 개인의 문제가 당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 의원 논란을 이른바 '코인 게이트'로 명명하고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는 국민 여론이 높아지면서 양당이 이에 응할 수도 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 34명은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자진 신고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17일 입장문에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들의 윤리의식 제고는 물론 당의 쇄신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며 "당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해 광역·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 의원 등 민주당 소속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중앙당에 현행 재산신고 기준에 준해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자진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평련 소속 의원들부터 자진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민평련 대표인 홍익표 의원은 입장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안으로 민평련 소속 의원 전원은 조정식 당 사무총장에게 가상자산 보유 현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인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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