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초진·약 배달 다 막혔다

당정협 개최...“기존 원칙 따른다”
일부 환자 초진 허용...재진 원칙은 고수
약 배달은 제외...“재택 수령 관련 검토중”

1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당정협의회가 열렸다.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내달 1일부터 시작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윤곽을 드러냈다. 시범사업은 예상대로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초진 간응 대상 환자와 약 배달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들과 더 논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1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기존 비대면진료 3대 원칙에 기초해 시범사업안을 구체화했다”며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논의를 수렴해 제도화 방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일부터 시행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골자는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해당 의료기관에서 같은 질환에 대해 1회 이상 대면해 진료한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 중심이다. 진료방식은 화상통신 원칙이며 예외적으로 음성전화가 가능하다.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라 지정된 1165개 희귀 질환자에 대해서도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1회 이상 대면 진료 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사의 판단이 있다면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일부 환자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비대면 초진이 가능하다. 복지부는 ▲65세 이상 노인(장기요양등급자 등) ▲장애인(등록 장애인 전체) ▲감염병 확진 환자 ▲섬·벽지 환자 등에 대해서는 비대면 초진을 허용했다.

약 배달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환자는 처방전을 팩스, 이메일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약국에 전달하고 본인 또는 대리 수령으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이날 당정협에서는 18세 미만 소아 환자에 대한 초진과 재택 수령 가능 범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보류’됐다. 당초 복지부는 휴일·야간 소아 환자에 대한 초진과 처방약 재택 수령 허용을 시범사업안에 포함했으나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추후 더 논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 환자는 성인과 달리 촉진과 청진의 필요성이 더 커 비대면진료 시 의료사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소아 초진에 대해서는 의료계 등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더 거쳐 결정 하겠다”며 “의약품 수령 방식 역시 추가 의견을 수렴해 보완방안을 마련해서 시범사업 시행일인 1일 전까지 시범사업안을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내달 1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3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시범사업 운영 기간은 의료법 개정 등 제도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수립되기 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