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尹, 과학기술에 호기심…과학史 디지털교과서 준비 중”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자신의 취임 후 성과로 시스템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을 꼽으면서도 ‘반도체 장관’과 같은 꼬리표는 붙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낸 이 장관은 세계 첫 3차원 반도체 핵심 기술인 벌크 핀펫(FinFET)을 개발한 반도체 전문가다.
이 장관은 17일 세종시 과기정통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지를 갖고 추진한 정책을 묻는 말에 “‘반도체 전문가라서 반도체만 챙긴다’는 말이 나올까 조심했지만, (그래도) 경쟁국과 차별화한 시스템 반도체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학에 프로세스 설계 키트(PDK)를 공개해 학부 3·4학년들이 직접회로를 설계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다. 팹리스 업체나 대기업·대학원 등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미국 국빈 방문길에 과학사(史)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과학기술·수학을 잘하려면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과 미적분을 왜 배우는지 알게 해줘야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과학사를 교육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과서 등을 교육부와 함께 논의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관심이 많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며 “이해력도 좋고 여러 간담회를 통해 계속 발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와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를 지난 1년 중 최대 성취로 꼽았다. 그는 “우리 손으로 개발한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드렸고, 우주경제 시대로의 첫발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산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12대 국가 기술전략 육성, 미래산업 초격차 기술확보 등을 새 정부 출범 1주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분야의 10대 성과로 제시했다.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침해 사고 등으로 인한 통신서비스 마비를 들었다.
그는 “향후 우주, 디지털 바이오, 양자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 AI 일상화와 더불어 AI 윤리를 정립하고, 국제기구와 함께 디지털 기술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세종=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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