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가지 않는 길만 걷는 '배구 전도사' 윤봉우
안희수 2023. 5. 17. 16:02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고객을 기쁘게 해야 한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 교수가 남긴 격언이다. 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고 활성화하기 위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수용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이다. 인상적인 체험을 부여하는 것이 목적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한 가지라고 코틀러 교수는 본다.
‘배구인’ 윤봉우(41)가 현재 걷고 있는 길이 딱 부합한다. 누구도 가지 않던 길을 개척했고, 누구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일을 실현하고 있다. 그의 바람과 목표는 많은 이들이 배구의 매력을 알게 되는 것이다.
윤봉우는 V리그(남자부) 449경기에서 블로킹 907개를 기록, 이 부문 역대 4위에 올라 있는 레전드 미들 블로커(센터)다. 우리나이로 서른아홉 살인 2020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뛰었고, 2020~21시즌은 일본 리그에서 뛰며 배구를 향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줬다.
선수 생활을 마친 현재 윤봉우는 두 가지 대표 직함을 가지고 있다. KBS N 스포츠 배구 전문 해설위원 그리고 배구 트레이닝 센터 ‘이츠발리’ 대표다.
지도자로 탄탄한 길이 보장돼 있었지만, 윤봉우는 도전을 선택했다. 배구 꿈나무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 전무했던 배구 아카데미를 창설한 것. 그게 이츠발리다.
윤봉우는 “일본 리그 소속 팀들은 거의 산하 유소년 팀을 운영하고 있더라. 프로 팀 코치과 유소년 팀 감독은 맡기도 하더라"라고 전하며 “국내에도 이런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배구인이 국내 환경에 아쉬움을 갖고 있었지만, 이른 개선하기 위해 선뜻 나서지 못했다. 나는 도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미 활성화된 야구·축구·농구 아카데미에 비해 배구는 롤모델조차 없었다. 윤봉우는 맨손으로 부딪혔다. 당연히 어려움도 많았다. 2021년 10월 문을 열었지만, 첫 3개월 동안 회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윤봉우는 발전 방향을 고민했다. 함께하는 스태프와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했다. 회원도 차츰 찾아 왔다. 유소년뿐 아니라 성인, 학생 선수까지 있었다. 5개월이 지났을 때는 150여 명까지 늘었다.
윤봉우는 “수강생 면모가 다양해지면서 교육 프로그램도 맞춤형으로 만들 수밖에 없더라. 함께하는 코치도 8명으로 늘었다. 솔직히 돈은 벌지 못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윤봉우는 “신체 조건이 좋은 학생이 배구가 아닌 농구를 하고 있을 때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아마추어·프로 운영기구뿐 아니라 장외에서 유소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배구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봉우가 실현하고 있는 게 결국 ‘체험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츠발리에서 수강을 하며 배구에 즐거움을 느끼고 선수의 길을 걷게 된 학생도 있다고. 윤봉우는 “거창하게 마케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배구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좋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윤봉우는 선수 시절 광주광역시 소재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했다. 용인에서 숙소 생활을 하느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지만, 특정 요일에 몰아서 수업을 들었다. 윤봉우는 “그저 현장에서 체득하는 것으로는 스포츠를 이해하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공부에 갈증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국제배구연맹(FIVB)이 태국에서 진행한 코치 코스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윤봉우는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님 이후 내가 이 라이선스를 처음으로 딴 것으로 안다. 외국 지도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지 알고 싶었다. 기술과 체력 훈련을 어떻게 분배해 진행하는지도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배움을 토대로 불모지를 개척한 윤봉우. 그는 6월 1일부터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는 ’2023 IS스포츠마케팅 써밋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선다. 윤봉우는 “솔직히 강연 경험은 없다. 나에겐 도전”이라고 웃으며 “설렘으로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고, 내가 도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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