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유리창 반투명 시트지 뗀다...대신 내부에 '금연광고' 부착
편의점 내 담배 광고를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유리 벽에 붙이는 반투명 시트지가 도입 2년 만에 사라진다. 편의점 내외부 간 시야가 차단돼 종사자들이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가 받아들이면서다.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심판부는 17일 오전 규제심판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은 담배소매점 내 담배광고는 허용하되 해당 광고가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담배 제조·판매업계는 반투명 시트지를 편의점 유리창에 부착하는 식으로 규정을 준수해왔다.
그러나 편의점 내외부 간 시야 차단이 종사자들을 범죄에 노출 시킬 수 있고 폐쇄감 등을 키워 근로 환경이 악화한단 지적이 나왔다. 규제심판부는 다양한 대안을 논의한 결과 반투명 시트지를 붙이는 대신 금연광고를 부착하는 식으로 취지를 살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규제심판부의 권고는 규제 당국과 이해관계자 간 논의를 통해 마련된 상생방안이다. 법령개정을 하는 것보다 시간이 단축되고 사회적 비용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상생 안에 따라 올해 6월 중으로 편의점 반투명 시트지를 금연광고로 대체할 계획이다. 금연광고는 편의점 내부 상판의 담배광고로 눈길이 가는 것을 차단할 만큼의 크기로 제작하고 성인 눈높이 정도에 부착한다. 금연광고 부착 비용은 편의점 본사가 부담할 예정이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내 범죄 발생은 2017~2021년 사이 계속 증가했다. 2017년 1만780건이었던 편의점 범죄는 2021년 1만5489건으로 43.6% 늘었다. 지난 3월에도 헬멧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편의점으로 들어가 담배를 계산한 후 음란 행위를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규제심판부 관계자는 “편의점 내 담배광고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 나갈 것을 담배제조사 등 관련 업계에 촉구한다”며 “정부는 국민건강 증진, 청소년 흡연 예방, WHO 협약 이행 차원에서 소매점 내 담배광고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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