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20분 국회 연설…"한국과 모든 분야 협력할 준비됐다"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7일 "캐나다는 한국과 같은 우방들과 파트너십을 핵심 부문부터 첨단기술 혁신, 청정에너지 솔루션까지 모든 분야에서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연설에서 "이것이 바로 오늘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는 몇 시간 동안 핵심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며 "청정경제를 건설함에 있어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 정상이 국회를 직접 찾아 연설한 건 20대 국회였던 지난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후 5년 6개월여 만이다. 정상 연설은 지난해 4월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 연설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운을 뗀 트뤼더 총리의 연설은 20여분 간 진행됐다.
트뤼도 총리는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실질적이고 무서운 영향을 우리 삶에 미치고 있다. 유럽에 전쟁이 돌아왔고,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적대 국가들이 우리의 경제 상호 의존성을 자신들의 지정학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정책이 경제정책이고, 경제정책이 안보정책이고, 안보정책이 곧 사회정책"이라며 "시민들은 우리가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긴급히 행동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는 이런 해결책을 가장 친한 친구로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가 영국과 함께 탈석탄동맹을 출범시키는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캐나다와 한국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 오랜 기간 협력했다. 한국은 원자력 에너지의 리더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이 에너지원에 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공급망을 강화시키고, 같은 뜻을 가진 동맹국들이 협력하고, 전략적으로 내일의 경제에 투자한다면 우리의 근로자들과 국민들이 모두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보 협력에 대해 그는 "우리는 지속적으로 평화·인권,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한다. 인도태평양 및 북태평양의 안정은 글로벌 안정에도 중요하다"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북한을 향해 "지속적으로 대화와 외교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면서 "우리는 한국과의 협력 증진을 위해,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캐나다와 한국이 민주주의 발전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트뤼도 총리는 오는 18일이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희망의 등불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탄력적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국인의 피와 희생으로 힘들게 얻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캐나다가 100여년 전 선교사들의 교류를 시작으로 관계를 이어오면서 6·25 전쟁 참전, 양국 간 자유무역 등으로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또 부친이 총리로 재직 중일 당시 주한 캐나다대사관이 마련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트루도 총리는 "한국 문화에서 60세라는 나이는 한 사이클이 끝나고 또 다른 사이클이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며 "환갑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모두 공통의 약속을 새롭게 하고, 평화, 번영,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사이클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시작하자"고 제안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그는 연설 후 김영진 민주당 의원의 요청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한다. 양해각서 서명식, 공동기자회견 이후에는 공식 만찬이 예정됐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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