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日 오염수 검증은 IAEA 역할…韓시찰단은 시설·절차 확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국 시찰단의 역할은 '오염수 처리 시설이나 절차에 대한 의문점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후쿠시마 시찰단이 별도의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거리를 두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성에는 신뢰를 보내는 모양새다.
한 총리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전 시찰단의 역할과 관련해 "(IAEA 검증을)다시 한번 더 컨펌할 수 있는, 그런 절차나 시설이나 그런 것들에 대한 의문점을 물어가면서 확인하는 절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염수 시료 채취 문제에 대해서는 "IAEA라는 원자력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들이 일본의 주권 행위에 깊게 참여해 모든 과정과 결과를 다 보고 있고, 거기에 우리나라 등 전 세계에서 4개의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며 "이거를 '일본이 한 건 못 믿겠으니 우리가 뭘 하나 떠서 검사를 해야겠다'고 하는 것은, IAEA가 하고 있는 것이 전문가들 입장에서 봤을 때 합리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TF를 총괄하고 있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도 "시료를 한국이 채취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은 좀…. 왜냐하면 시료를 IAEA와 세계 랩들이 공유하며 교차 검증하는데 한국이 따로 가서 시료를 별도로 채취한다는 것은, 이를 요구하는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하면서 한 총리의 발언에 설명을 덧붙였다.
한 총리도 "전문가들이 가니까 비전문가와는 다를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의 시각을 믿었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총리는 아울러 최근 유럽 순방 때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만나서 했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사무총장은 의지가 강해 보였다. 그는 '수십년 동안 축적한 명성과 전문성에 어긋나는 그런 결정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시찰단에 민간 전문가들은 배제된 이유도 설명했다. 방 실장은 "정부 관계자는 민간보다 더 전문가일 수 있다"며 "민간을 믿을 수 없어 배제한 게 아니라 전문성에 있어서 원자력 연구원이나 이런 분들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은 대표성 문제 때문에 복잡한 문제로 또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취임 1년 소회도 밝혔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국정과제에 대해 "개혁 과제의 속도가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금, 교육, 노동 3가지에 있어서 어느 것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쳐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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