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초원이 부른다

전병호 2023. 5. 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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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키르기스스탄 관광개발지원기금의 카이라트 이티이바예프 부사장

[전병호 기자]

 키르기스스탄 관광개발지원기금 카이라트 이티이바예프(KAIRAT ITIBAEV) 부사장을 지난 7일 제38회 서울국제관광전이 열리는 코엑스에서 인터뷰하였다.
ⓒ 전병호
최근 몽골 초원을 찾는 한국 관광객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여행업 종사자 말에 의하면 비행기로 약 3시간 거리이다 보니 접근성이 좋고 한국인의 유별난 초원 사랑도 한 몫 했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초원은 몽골에만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다. 몽골에 펼쳐진 초원은 폭넓게 이어져 대륙을 관통한다. 그 초원길이 바로 실크로드다. 그 실크로드가 관통하는 초원이 있는 나라가 바로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고 부르는 키르기스스탄이다.

지난 7일 서울국제관광전에 참가한 키르기스스탄 관광개발지원기금 카이라트 이티이바예프 부사장을 인터뷰했다. '키르기스스탄 관광개발지원기금'은 키르기스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3월, 경제산업부 지분 100%를 보유한 공동주식회사로 설립돼 아직 1년밖에 안된 기관이지만 벌써 한국에서 5번째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양국간 협력으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키르기스스탄을 찾아 주면 좋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서울국제관광전 조직위원회와 사단법인 국제관광인포럼 주최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관광학회 5개 단체 후원과 UNWTO(세계관광기구), PATA(태평양지역관광협회)의 협력으로 국내외 총 300여 업체(국내외 관광 유관기관 및 대사관, 지자체 및 지역별 관광협회, 항공사 및 여행사)가 참가한 국제행사급 규모의 큰 행사였다. 국내외 많은 업체가 참가하여 코로나 이후 점점 기지개를 켜는 관광산업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최근 국내여행업계는 그동안 주력해 온 동남아 여행상품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보여주듯 국내 주요 업체와 중소업체들 참석자가 많았다.

이번 키르기스 관광개발지원기금 부사장 인터뷰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 아이다 이스마일로바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키르기스 대사관에서 가졌던 미팅에서도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관광 산업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 1시간여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도 한국-키르기스스탄 관광 산업 활성화에 대한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진심이 느껴졌다.

인터뷰 말미에 카이라트 이티이바예프 부사장은 여러 해결될 문제 중 급선무로 비자 문제를 꼽았다. 현재 한국인들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할 때는 무비자 입국이라 문제가 안되는데 키르기스스탄인들의 입국 시 비자문제 때문에 고충이 크다고 했다. 이번 국제관광전 행사도 비자 발급이 원활하지 않아 힘들었다고 하소연을 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우리나라와 고용허가제 근로자 도입 협정을 맺은 국가 중 하나다. 키르기스스탄 젊은이들 사이에 부는 한류바람도 뜨겁다. 많은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며 향후 발전적인 양국간 교류를 위해 비자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티이바예프 부사장은 가져온 자료들을 펼치더니 키르기스스탄은 천혜의 자연 경관도 가졌지만 자랑스러운 전통문화도 간직한 자부심이 있는 나라임을 강조했다. 키르기스스탄 국기에 그려져 있는 햇빛 모양은 40여 개 부족을 의미하며 뿔뿔이 흩어져 있던 부족을 통일시킨 민족의 영웅이 바로 마나스 장군이고 마나스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구전 서사시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세계 구전 서사지 중 가장 긴(50 만 행) 서사시로 200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랑스러운 문화가 있음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넓게 펼쳐진 초원이 가슴을 뻥뚫어주는 키르기스스탄은 유목민의 나라다.
ⓒ 키르기스 대사관 제공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이름이다. 지난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5개국 중 한 국가이다. 그동안 직항이 없어 접근성이 좋지 않아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로 주변국들에 비해 한반도 크기의 작은 나라다. 거대한 톈산(천산) 산맥과 남쪽의 파미르 고원으로 둘러 쌓여 전국토의 80~90%가 산악지대이며 평균 해발 고도가 2750m에 달하는 고산국가이다.

또한 7천 미터급 고봉들도 존재하며 곳곳에 크고 작은 2천여 개의 신비로운 산정호수와 광활한 초원들이 펼쳐져 있어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나라다. 인구는 약 670만 명으로 수도가 있는 비슈케크 인구가 1백만 명(2021년 기준) 정도이니 나라 전체가 참 한적한 느낌을 준다. 운 좋게 작년 7월, 처음으로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했다. 그때 걸었던 초원길이 여전히 눈에 선하다.

인터뷰를 끝내고 같이 사진을 찍자며 내 손을 잡았던 카이라트 이티이바예프 부사장 얼굴에서 과거 국가부흥을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했던 선배세대들의 얼굴들이 오버랩되었다. 아직 여러 가지 면에서 신흥국에 속하지만 반짝이는 그 얼굴에서 키르기스스탄의 희망찬 미래가 보였다.
 
 키르기스스탄은 초원의 나라다.
ⓒ 키르기스스탄 대사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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