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상장사 1분기 순익 58% 줄었다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벌어들인 순이익이 19조원에 못 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기준 622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68%(25조6779억원) 줄었다.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5.6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에 타격이 컸다. 코스피 상장사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으로, 52.75% 감소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 1분기의 50조510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수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때와도 비슷하다. 당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6.76% 줄었고 순이익은 81.45% 감소했다. 전체 매출 비중 9%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1분기 4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 두 기업을 빼고 집계하더라도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조7031억원, 22조1791억원이었다. 34.57%, 43.31% 감소한 규모다. 다만 이들 매출은 612조350억원으로 8.22%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1분기 성장·수익성·재무 안정성도 모두 나빠졌다. 코스닥 상장사 1115곳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67조60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조4902억원과 2조4950억원으로 각각 42.2%, 26.3% 감소했다. 특히 IT산업과 제조업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이 각각 86.0%, 25.5% 줄었다. 1분기 흑자를 낸 상장사는 650곳(58.3%)이었으며 나머지 465곳(41.7%)은 적자를 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합뉴스에 “높은 금리와 물가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들이 이중고를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여파는 최소 2분기까지 이어져 연간 실적도 역성장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기업 실적이 저점을 찍고 2분기나 하반기부터 완만한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에 들어갔고, 계절적으로 반기 말에 판매를 늘려 1분기보다 실적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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