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은퇴 농업인 ‘연금제’ 도입 추진…"농업인 세대교체"

충남도가 고령 은퇴 농업인 연금제(이하 연금제) 도입을 추진한다. 연금제는 은퇴 농업인이 소유한 토지를 청년 농업인이 이어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입 목적을 둔다. 지역 농업 분야에 세대교체에 가교역할을 하는 셈이다.

17일 충남도에 따르면 연금제는 70세~84세 은퇴 농업인의 토지를 청년 농업인에게 매도·임대하는 방식으로 경영을 이양하는 대신 은퇴 농업인에게 기본 연금과 면적 연금으로 구성한 연금을 85세까지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70세에 지원 대상에 선정돼 온전히 은퇴를 유지하고 농지은행에 농지를 위탁하면 85세까지 최대 15년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령의 농업인은 은퇴 후에도 연금으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고 청년 농업인은 창업 농업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게 된다.

충남도는 이 같은 방식의 연금제 운용이 궁극적으로 지역 농업사회의 세대교체를 이루고 농업의 미래 산업화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농어민수당 신청자 통계에 따르면 도내 70∼84세 농업인은 9만5989명이며, 지난해 10월 실시한 농업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760명 중 62%는 은퇴할 의향을 묻는 항목에 ‘있다’고 답했다.

이는 연금제 도입을 통한 농업인 세대교체 실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연금제를 도입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가 필요하다. 이에 충남도는 연금제 도입을 위해 지난달 복지부에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서를 제출한 상황으로, 이르면 올해 10월 중 연금제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날 충남도는 원활한 연금제 도입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은퇴한 농업인의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사업으로 매입·임대 처리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매입 대금 또는 임대료를 지급한 후 해당 농지를 지역 청년 농업인 정책사업에 참여하는 청년 농업인에게 우선 임대할 계획이다.

또 이양 적정농지 여부 검토와 은퇴 지속 여부 조회 등에 관한 업무에도 양 기관이 상호 협력키로 했다.

충남도 오진기 농림축산국장은 “충남은 최근 농가 인구 감소 폭이 커지고 고령화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연금제 도입은 이러한 문제로 우려되는 농촌 공동화를 막고 농업의 세대교체를 이루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