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설로 후끈, 성남과 U-20 대표팀 주축 수비수 김지수는 누구인가?
[곽성호 기자]
지난해 7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쿠팡 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 올스타와 토트넘 훗스퍼(잉글랜드)와의 경기.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만 17세의 수비수가 교체 출전하며 6만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친다.
이 선수는 손흥민(토트넘)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실점의 빌미가 됐고 팀은 대패했다. 이벤트성 경기가 짙은 경기였으나 많은 관중 앞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실점을 범한 플레이는 이 어린 선수에 치명상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수를 범한 이후에도 꿋꿋이 당당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마쳤다. 국가대표 캡틴 손흥민은 경기 이후 이 선수를 향해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어린 선수임에도 실수한 뒤 당황하지 않고 플레이 하는 게 멋있었다." 베테랑 손흥민도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긴 했으나 이 어린 선수의 플레이에 대해 호평을 남기며 미래를 기약했다.
당시 만 17세 나이와 준프로 계약 신분으로 K리그를 대표하는 명단에 포함되어 경기를 뛰었다는 것도 놀라운 부분이었으나 이 선수가 이듬해 바이에른 뮌헨(독일), 브렌트포드(잉글랜드)로부터 러브콜 받고 있다는 부분 역시 놀랄 만한 부분이다.
▲ 지난해 9월 대구와 경기에 나서고 있는 성남 FC 김지수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이 놀라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성남 FC 수비수인 김지수이다. 김지수는 2004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20살을 맞이한 갓 성인 선수다. 지난해 성남 구단 최초의 준프로 계약 선수로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김지수는 고3 신분으로 K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많은 축구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김지수의 등장 스토리는 이러하다. 지난해 성남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권완규(서울), 전북 현대에서 주축 수비수 김민혁(부리람)을 FA로 영입하며 수비진 보강에 열을 올렸다. 2021시즌 국가대표 수비수 권경원(감바오사카) 효과를 제대로 체감하며 잔류에 성공했던 성남은 권완규와 김민혁에게도 일명 '권경원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2022시즌 이 효과는 볼 수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김민혁은 부상 여파로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권완규는 그나마 제 몫을 했으나 포항에서 만큼의 포스는 성남에서 나오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던 성남은 리그 최하위에 쳐지며 강등 위기에 몰렸다. 기존 선수단에서 수비 해법을 찾지 못했던 김남일 전 성남 감독은 리그 12라운드 결국 만 17세 김지수를 선발 명단에 올리며 모험을 걸었다.
리그 12라운드 성남과 수원 삼성과의 경기. 김지수는 선발 출전하여 전반 45분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긴장할 법도 하지만 김지수는 수원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프로 무대에서의 첫 데뷔전을 소화했다. 13라운드 수원 FC와의 경기. 김지수는 직전 경기에 이어 선발로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어지는 경기. 김지수는 21라운드까지 9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풀타임 맹활약했다.
이후 김지수는 리그 단 10경기 만에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주목받으며 팀 K리그 올스타 멤버에 선발됐다. 단 10경기 만에 일어난 일이다. 올스타 경기에서 큰 실수가 있었으나 김지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고3의 나이로 흔들리는 성남의 주축 수비수로 맹활약한 김지수는 팀의 역사상 두 번째 강등을 막지 못했으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며 차후를 기약했다.
고3 나이. 즉 미성년자의 나이로 2022시즌 김지수는 K리그 1 성남의 주전 수비수로 도약하며 리그 19경기 출전 1도움을 올리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지수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에도 차출, 이후 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며 지난 2월과 3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던 AFC U-20 아시안컵에서도 팀의 U-20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확보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대인 수비+양발 빌드업 일품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는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 수비를 잘하는 것은 기본, 정확한 빌드업 능력 역시 요구된다. 김지수는 이런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김지수는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을 즐긴다. 적극적으로 전방으로 나가 상대를 제압하는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적극적인 수비 능력 역시 눈에 띄지만 김지수의 수비 능력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을 꼽자면 바로 대인 수비 능력을 꼽고 싶다. 1대1 상황에서 영리한 수비로 상대를 제압하는 능력이 우수하며 웬만해서 김지수를 제쳐내기 쉽지 않다.
어디 수비뿐만인가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빌드업 능력 역시 출중하다.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양발로 뿌려주는 빌드업 능력은 퀄리티가 상당하다. 전진 패스를 과감하게 넣는 능력 역시 훌륭하다.
▲ 지난 3월 U-20 아시안컵에 나선 김지수 |
ⓒ 대한축구협회 |
김민재(나폴리)에 이어 대형 수비수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만 17세의 나이로 K리그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김지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또 다른 무대로의 도전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은 김지수에게 엄청난 동기부여와 중요한 대회가 될 것이다. 김지수는 23일 프랑스와의 일전을 시작으로 26일 온두라스, 29일 감비아를 상대하며 월드컵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김민재를 이을 괴물 수비수 김지수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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