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의 피부 이야기] 3000원짜리 바세린, 정말 얼굴 주름에 효과?

2023. 5. 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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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세린 효능과 주의할 점


“저렴한 바세린을 사용한 홈케어 피부관리로 주름을 개선할 수 있다” “바세린, 정말 주름 개선에 효과 있을까” “바세린 부작용은 없나”….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는 이야기들이다. 맞는 말일까. 사실이라면 피부과 시술 없이 주름을 없앨 수 있으니 대단한 일이다. 전반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100% 맞는 주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애매한 표현이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말하는 게 정확하다. 일정한 수준까지 주름을 개선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 주름을 없앨 수 있는 건 아니다. 바세린의 주름 개선효과, 올바른 사용법과 문제점 등을 알아보자.

요즘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 “피부가 너무 건조해 바세린을 바르는데 피부가 좋아졌어요”라고 하는 이들과 “바세린을 발랐는데 별 효과가 없어요”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정반대 이야기다.

바세린은 석유 파이프의 기름 찌꺼기에서 유래됐다. 석유노동자들이 피부 상처나 화상 부위에 기름을 바른 뒤 호전되는 것을 보고 미국 뉴욕 출신 화학자 로버트 체스브로(Robert A Chesebrough)가 1980년 석유 추출물에서 ‘로드 왁스’란 성분을 발견했다. 이게 바세린이다. 현재 150개국에서 판매된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알루미늄 튜브 용기에 담긴 바세린이 미군 병사의 치료제 및 보습제로 활용됐다.

처음엔 화상이나 상처 부위에 바세린을 바르면 호전되는 걸 보고 치료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효과는 상처 오염을 막아주는 막을 형성하고 보습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렇듯 바세린은 우리 인체의 보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이후 바세린은 핸드크림 바디로션 바디워시 등의 제품으로 출시됐다.

피부는 보습을 잘해주고 그 위에 기름막이 적당히 쌓여있어 적절한 수분감을 유지해야 한다. 수분은 없는데 기름만 많으면 건조해지고, 반대로 수분만 많으면 보호막이 없어져서 금세 수분이 증발해버린다. 바세린은 보습 기능 중에 수분을 잘 보호해주는 기름막 형성 기능이 있다. 주름은 수분이 날아가 피부가 수축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면 주름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바세린을 적절히 사용하면 주름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주름이 완벽하게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바세린을 어떻게 사용하면 효과적일까. 수분크림이나 앰플 등으로 수분을 채워준 후에 마지막으로 바세린을 얕게 덧발라줘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게 좋다. 바세린 특유의 끈적이는 느낌이 싫다면 수분크림과 바세린을 3대1 비율로 적게 섞어서 발라주면 더 가벼운 느낌으로 바세린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호랑이연고나 상처연고, 안연고 등과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이 사용하면 좋을까. 건조하고 얇은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 특히 보습 효과가 좋을 수 있다.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대부분 유분기가 적게 올라오고 보습이 떨어진다. 보습 앰플이나 크림을 바른 후에 바세린을 통해 수분 증발을 막아주면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바세린은 얼굴 보습과 주름 개선 효과가 있지만, 거칠어진 발뒤꿈치에도 많이 사용된다. 널리 알려진 효과다. 새로 산 구두가 너무 빡빡해 뒤꿈치가 까지거나 겨울철 너무 건조할 때 뒤꿈치에 발라주면 수월하게 신발을 신을 수 있다. 팔꿈치나 무릎이 건조해질 때도 발라주면 도움이 된다.

머리카락의 보습에도 도움이 된다. 머리를 말린 후 소량의 바세린을 모발 끝부분에 발라준다면 모발이 갈라지거나 상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1920년쯤 미국에선 헤어스타일 제품으로도 활용됐다.

주의할 점은 없을까. 바세린이 보습에는 좋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피부에 유분기가 많고 여드름 등의 트러블이 많은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가뜩이나 유분기가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올라오는데 바세린을 발라서 피지가 나가는 길을 막는다면 정체된 피지로 인해 트러블이 악화할 수 있다. 평소 예민한 피부도 바세린을 바른 후에 트러블이 올라오거나 가려운 증상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바세린은 값싼 가격으로 보습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소량씩 내 피부에 적용해보고 효과가 좋다면 꾸준히 이용해보는 걸 권장한다.

정지원(마이미의원/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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