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일삼는 세력도 있다"... 북·러 겨냥한 윤 대통령

유창재 2023. 5. 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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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참석해 축사... "자유·혁신, 협력·평화는 미래 키워드"

[유창재 기자]

▲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축사하기 위해 연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글로벌 위기와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는커녕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강압 외교, 핵과 같은 WMD(대량살상무기)에 의한 협박을 일삼는 안타까운 세력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협박을 일삼는 세력'의 사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 침략을 꼽았지만, 직접적으로 '러시아'를 콕 집어 지칭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격변의 시대, 협력과 혁신의 길을 찾아서'란 주제로 열린 '2023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ALC)'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 단호하게 대응하고 공동으로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되고 있으며, 북한은 지난 1년 동안에만 100여 회의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 실상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이러한 불법적인 도발에 대해 저는 단호하게 대응해 왔다"며 "그동안 국제사회가 북한 도발을 규탄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고맙게 생각하고, 대한민국도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윤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레스카 여사와 율리아 스비리덴코 경제부총리를 언급하면서 "저는 어제(16일) 제 집무실에서 이 분들을 만났다. 불법적인 침략에 의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는 고통과 인권 유린 상황을 자세히 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 침략과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성공하는 전례를 결코 남겨서는 안 된다는 우리 모두의 지지를 다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은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글로벌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협력 시스템은 이러한 지지와 지원을 더욱 강화시켜 줌으로써 세계 시민 전체에게 그 혜택과 이익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건 위기 등 격변의 시대, 어느 나라도 독자적 대응 불가능... 협력해야"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컨퍼런스 참석자들을 향해 "글로벌 안보 위기,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공급망 교란과 분절, 현실에 닥친 보건과 환경의 위기 상황,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로 대표되는 격변의 시대에 이를 위기와 도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는 없다"면서 "어느 나라도 독자적으로 이러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기업 간 국제적 협력이 긴요하다"면서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이러한 복합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그는 "사고의 대전환과 변화가 필요하다. 바로, 혁신이 필요한 것"이라며 "혁신은 한 명의 천재로부터 나오기 보다는 대부분 협력의 과정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국제적 협력은 혁신을 창출하기 아주 좋은 토양이 된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어서 "이러한 공동의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세계 평화가 유지되고,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가 더욱 존중받게 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세계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에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협력하기 위해 글로벌 중추 외교, 글로벌 책임 외교, 글로벌 기여 외교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제규범을 존중하는 국가들과 포용과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글로벌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인프라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보건과 기후환경 ODA, 디지털 ODA를 확대하면서 취약 국가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글로벌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또한 "특히, 저는 작년 가을 유엔 총회 참석 계기에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와 그 발전 속도를 감안하여 디지털 디바이드를 줄이고, 디지털 기술의 활용 기회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접근을 보장하는 뉴욕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전 세계의 학생과 미래세대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접근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국제 협력과 혁신 창출의 밑바탕이 된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후 변화 위기에 따른 국제사회의 노력과 협력, 취약국에 대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기술 지원 등을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안보, 공급망 교란, 기후 환경, 보건 위기는 지구 어느 한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전 지구적으로 급속하게 그 위기가 확산된다"면서 "정치 군사적 안보도 과거 지역 안보 개념에서 글로벌 안보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세계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글로벌 위기와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협력하기 위한 기반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유와 혁신, 협력과 평화는 우리 인류가 함께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키워드"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축사를 맺었다. 

한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해외 주요 인사로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총리,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 존 하워드 호주 전 총리,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필립 디빅 워싱턴대 교수,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등이 참여했고, 국회에서는 정우택 국회부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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