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부담 키웠다"…'고교교육기여사업' 서울대·고려대 등 '미흡'
교육부가 서울대, 고려대 등 13개 대학의 입시 부담 완화 노력이 미흡했다고 보고 지원금을 감액하기로 했다.
17일 교육부는 2023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연차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대학 입시를 고교 교육과정 수준에 맞추고 공정성을 높인다는 목표로, 입시 부담을 완화한 대학을 선정해 지원금을 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선정된 91개교에 2025년까지 57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연차평가에선 지난해 선정된 대학의 2022년 사업 운영 결과와 2024~2024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대상으로 ‘수험생 부담 완화’, ‘고교교육 연계성 강화’ 등 5개 평가영역을 점검했다. ‘우수’에는 숙명여대, 인하대, 충북대 등 14개교가, ‘보통’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 50개교가 선정됐다. 우수 대학에는 20% 추가 사업비가 배분된다.
고려대, 서울대 등 13개교는 ‘미흡’ 평가를 받았다. 미흡 대학은 사업비가 20% 감액 조정되고 사업관리기관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실시하는 추가 컨설팅에 참여하게 된다. 내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아예 지원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이 미흡 평가를 받은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평가로 탈락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입학 전형에서 수험생 부담을 키운 것을 미흡 평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고려대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논술 전형을 신설한 게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울대는 수능 위주 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반영하기로 한 점이 '정시 40%' 확대 기조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을 단순화해 수험생 부담을 완화했는지를 평가하는 부분에서 새로운 전형을 신설해 감점받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각 대학의 수시·정시 비율에 관여한다. 수도권 대학들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2024~2025학년도 대입에서 30% 이상을 수능 위주 전형으로 운영해야 한다.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가나다순) 등 서울 주요 16개 대학은 수능 위주 전형을 40% 이상으로 높여야 지원할 수 있다.
대입 전형이 문·이과 통합수능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도 평가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 기본 계획’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는 전형 운영 여부’ 지표가 새로 추가됐다. 이는 대학이 통합수능 체제에서 문과 학생이 이공계열 학과에 지원하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이 없도록 개선하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성균관대, 연세대 등 17개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선택과목 필수 반영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장윤서·이가람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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