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밀란 13년 만에 UCL 결승행… 밀라노 더비 4연승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2022-2023 UCL 준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인터밀란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결승 진출 확정 후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터밀란(이탈리아)이 AC밀란과의 밀라노 더비에서 승리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인터밀란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2022-2023 UCL 준결승 2차전에서 AC밀란을 1대 0으로 꺾었다. 11일 1차전에서도 2대 0 승리를 거둔 인터밀란은 1, 2차전 합계 3대 0으로 크게 앞서며 결승에 선착했다.

인터밀란이 UCL 결승에 오른 건 2009-2010시즌 우승 이후 13년 만이다. 이로써 통산 6번째 UCL 결승 진출을 이룬 인터밀란은 올해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에 오기까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인터밀란은 조별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 FC 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쟁쟁한 우승 후보와 ‘죽음의 C조’에 편성됐다. 강호들과 겨뤄 3승1무2패(승점 10)로 2위에 오른 인터밀란은 16강에선 FC 포르투를 합계 1대 0으로, 8강에선 벤피카를 5대 3으로 차례로 무너뜨렸다. 4강에서 성사된 밀라노 더비에서도 완승을 거둬 가장 먼저 결승 티켓을 확보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후반 29분 길었던 침묵을 깨고 결승골을 터뜨린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였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마르티네스는 로멜루 루카쿠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마르티네스는 AC밀란을 상대로만 8골을 넣어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결승 진출을 위해 득점이 간절했던 AC밀란은 후반 내내 공세를 폈다. 볼 점유율은 57%로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결정력은 없었다. 슈팅 수에서 5-15로 크게 밀린 AC밀란은 결국 마르티네스에게 쐐기골을 얻어맞고 좌절했다.

경기 후 시모네 인자기 인터밀란 감독은 “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중 하나였다”며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우리는 조 추첨이 끝난 뒤 결승에 오를 것으로 믿었다. 선수들은 완벽했고 기대했던 목표를 이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2021-2022시즌부터 인터밀란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번 시즌 UCL에서 무려 8번의 클린시트를 작성하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결승골의 주인공 마르티네스도 “두 경기 모두 훌륭한 경기를 치렀다. 단결하면 중요한 경기들을 최상의 방식으로 치러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장 스테파노 피올리 AC밀란 감독은 “라이벌전 패배는 슬픈 일이다”라며 아쉬워하면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인터밀란은 이길 자격이 충분했다”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터밀란의 결승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중 하나다. 두 팀은 지난 10일 1차전에서 1대 1로 비겨 18일 열리는 2차 맞대결에서 결승 진출 팀을 가릴 예정이다. UCL 결승전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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